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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와 레시피/리뷰

디카페인 커피보다 오르조

by star dust 2021. 2. 12.

디카페인 커피?

 

의외로 주변에 보면, 커피만 마셨다 하면 배가 아프거나, 메스껍거나, 넘어오려고 한다거나, 아니면 설사를 하는 등 불편한 사람들이 꽤 많다. 어떤 사람들은 심장이 막 뛰고, 맥박 빨라지고, 식은땀이 나거나 경련이 오면서 잠도 안 오고 두통이 오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 중 디카페인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커피 원두 심장 박동

 

하지만 디카페인 커피는 커피가 아니라는 불평처럼, 이게 맛이 참 그렇다. 원두 속의 카페인을 곡괭이로 파내는 나노 광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대개 용매를 이용해 화학적으로 카페인을 녹여내는 것이라서, 아무래도 비슷한 이런저런 것들이 녹아내린 원두의 맛이 원래의 맛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커피 맛이 이상한 여자

 

맛도 없는 디카페인 커피, 그런 주제에 또 다른 문제는, 그래도 카페인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심한 경우 원래 카페인의 20% 정도까지도 남아있을 수 있단다. 그 정도라면, 민감한 사람들은 맛도 없는데 부작용은 부작용대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커피를 째려보는 여자

 

디카페인 커피 아닌 무카페인 오르조

 

만약 그런 사람이라면 디카페인 커피 대신 일명 이탈리아 보리커피 오르조는 어떨까? 오르조(orzo)는 도르조(d'orzo)라고도 하는데, 이탈리아어로 원래는 보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걸 카페 도르조(caffè d'orzo) 또는 간단하게 오르조라고 하며 이탈리아식 보리커피를 의미하기도 한다.

오르조 대표 이미지

 

디카페인 커피 아닌 무카페인 보리커피 오르조는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따뜻한 보리 음료다. 이름에 커피(caffè)가 붙은 이유는, 커피 원두처럼 볶은 보리를 갈아서, 에스프레소와 같은 방법으로 내려 먹어서 붙은 것이다.

커피 로스팅 기계
커피 로스팅 기계

 

물론 엄밀하게는 보리차지만, 조리법 때문에 은근히 커피 맛이 나는 데다, 카페인이 없어 임산부, 아이, 노인 등 카페인 부작용을 겪는 사람들도 마실 수가 있다. 디카페인 커피가 아니라 무카페인 커피인 셈이다. 종주국 이탈리아에서는 아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어른처럼 폼 잡고 커피 대용으로 마시기도 했단다. 소꿉장난 같기도 하고, 그런 애들을 귀엽다고 보고 있는 어른들도 그렇고... 아무튼 귀엽기는 하다.

 

 

디카페인 커피 대신 오르조 마셔보기

 

오르조를 디카페인 커피 대신 마셔보는 방법은 커피의 경우와 거의 같다. 제조법 자체가 커피 원두를 보리로 바꿨을 뿐, 그 목표는 커피 맛을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냥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면 오르조 아메리카노, 우유 또는 크림과 함께하면 오르조 라테, 얼음 넣으면 아이스 오르조가 된다. 따아, 따라, 아아가 아니라 오아, 오라, 아오가 되는 셈이랄까?

오르조 커피 종류들

 

따뜻한 오르조를 마시고 싶다면, 뜨거운 물 또는 우유에 티스푼 2~3개 정도 넣고 잘 저은 후 마시면 고소한 보리향과 함께 은근한 커피 맛을 느낄 수 있다.

따뜻한 오르조 커피

 

소량의 따뜻한 물 또는 우유에 먼저 오르조를 녹인 후, 찬물 또는 찬 우유를 붓고 얼음을 동동 띄우면 아이스 (라테) 오르조가 된다. 더 많은 물에 소량의 오르조를 넣고, 잘 흔들어 녹인 후, 음료처럼 마시면, ‘이것은 보리차인가? 커피인가?’가 될 수 있다. 겨울엔 따뜻하게, 여름엔 시원하게 마시면 좋겠다.

오르조 아이스 라테

 

이왕 디카페인 커피 대신 오르조를 마신다면, 풍미 뿐 아니라 모양까지 흉내 내 봐도 좋을 듯싶다. 먼저 머그컵 등에 오르조 2~3 스푼을 넣고는, 뜨거운 물을 드립 커피 만들 듯 돌려가며 따라준다. 뜨거운 물이 떨어지고, 컵 안의 오르조가 서서히 녹아 들어가며, 신선한 커피에서나 나온다던 그 크레마(커피 거품)가 생기게 된다. 눈이 속아주면 당연히 풍미도 더 커피 같아질 것이다. 디카페인 커피 대신 무카페인 커피가 되겠다.

커피 크레마 사진

 

유기농에 공정무역까지

 

부작용 때문에 디카페인 커피를 찾아 마시는 사람들조차도, 그래도 뭔가 찜찜한 느낌이 남는 경우들이 있다. 카페인 문제가 아니라, 커피란 음료가 선진국 중심으로 워낙 많이 소비되다보니, 그 사회적, 환경적 책임 문제가 떠오르게 되었다. 대규모 플랜테이션, 농약, 화학비료, 아이들과 여성을 포함한 노동 착취 등, 기분 좀 내보려고 산 커피에 따라붙는 그림자들은 도무지 개운치가 않다. 이럴 때 좋은 이웃들이 찾는 키워드가 유기농 또는 더 적극적으로 공정무역이다.

공정무역, 그늘 재배, 유기농 커피 생각

 

공정무역(Fair Trade)이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생산자의 경제적 자립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생산자에게 유리한 무역 조건을 제공하며, 대화, 투명성, 존중에 바탕을 둔 파트너십으로 보다 평등한 국제무역을 의미한다. 공정무역의 원칙들로는 경제적으로 소외된 생산자들에게 기회 제공, 공정한 가격의 지불, 투명성과 책무성, 아동노동과 강제노동의 금지, 성 차별 금지, 건강한 노동 조건 보장, 생산자 역량 강화, 자연 환경의 존중 등이 포함된다.

엘살바도르의 공정무역 커피 생산자들
엘살바도르의 공정무역 커피 생산자들

 

한데 사실 공정무역 커피란 유기농 커피와도 연관성이 깊다. 유기농으로 키우려면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말아야 하고, 그런 대표적인 농법이 큰 나무 아래 그늘에서 천천히 성숙시켜 키우는 그늘 재배 방식이고, 그렇게 생산된 것이 셰이딩(shading) 커피이다. 공정무역 커피란 제대로 값을 쳐주자는 뜻도 있지만, 흔히 물자도 부족하고 기술도 뒤쳐진 저개발 국가에서 전통방식을 이용해 키운 커피를 거래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전통 재배법이 바로 그늘 재배법이란다. 그러니 유기농 커피와 공정무역 커피는 어느 정도 서로 연관되게 된다.

콜롬비아 농장의 그늘 재배 커피
콜롬비아 농장의 그늘 재배 커피

 

그 특성상 디카페인 커피 또는 오르조를 묶어 파는 경우들이 가끔 있는데, 그중에는 이탈리아 최대 공정무역 사회적 기업인 알트로메르카토(Altromercato)의 유기농 제품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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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트로메르카토의 오르조

 

알트로메르카토는 이탈리아 북부의 볼차노(Bolzano) 시에서 협동조합으로 시작해, 19986월 공정무역 사회적 기업이 됐단다. 현재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225개의 공정무역 매장을 직접 운영하고, 전 세계 45개국 이상에서 155개 생산자 단체와 관계를 유지는 등, 이탈리아 최대의 공정무역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했단다.

altromercato 홈페이지
altromercato  홈페이지

 

공정무역 사회적 기업답게, 투명성, 정직성, 민주주의를 원칙으로 공정하고 지속적인 생산자와의 관계를 유지하며, 유럽 등의 각 국가별 공정무역 단체를 통해 건강한 유기 농업 제품들을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단다.

알트로메르카토의 공정무역 오르조

 

알트로메르카토의 오르조는 비옥한 토양의 고산 지대에서 재배한 보리만을 이용했고, 영양소 파괴를 줄이기 위해 커피 원두를 로스팅하는 저온에서 오랫동안 구웠단다. 디카페인 커피 대용뿐 아니라 식이섬유와 필수 아미노산도 풍부한 건강 보리차 역할까지도 한단다.

알트로메르카토의 공정무역 인증서
알트로메르카토의 공정무역 인증서

 

커피는 당기는데, 이런저런 부작용 때문에 힘들다면, 그러면서도 디카페인 커피 맛은 영 맞질 않는다면, 디카페인 커피 아닌 무카페인 보리커피 한 잔 어떨까? 그것도 유기농에 공정무역에 사회적 기업 오르조라는데 말이다. , 그러고 보니 유기농 공정무역 디카페인 커피도 함께 있더라. 디카페인 커피와 오르조를 번갈아 마시면, 아니, 아예 반씩 섞어 마시면 어떨라나? 더 커피 같을라나?

오르조와 디카페인 커피

 

참고한 문서들

 

디카페인 - 위키백과

카페인 - 나무위키

보리커피 - 위키백과

altromercato 홈페이지

유기농 커피, 제대로 알고 마시나? - Health & Life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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