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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과 여흥/월드 뮤직15

아하(A-ha)의 Summer Moved On 추천사 한때 노르웨이 출신 밴드 아하(A-ha)의 음악을 아주 좋아했었다. 그들의 음악은, 그야말로 자기들이 즐거워서 하고 있다는 느낌을 듬~뿍 받았기 때문이었다. 한데, 3집 ‘Stay on These Roads’ 이후로 그런 생명력이 죽어버렸다. 이후론 아하의 음악과 그 팀을 잊어먹고 살았다. 많은 시간이 흐른 뒤, 문득 다시 떠올라 무심히 검색 엔진에 그 이름을 입력해봤다. 한데 몰랐던 노래가 뜬다. Summer Moved On, 대충 여름이 가네... 정도 되겠다. 지금 기억해보면 그땐 여름도 아니었는데, 북구의 짧은 여름, 그 강렬함과 아쉬움에 대한 느낌에 왠지 맘이 끌렸었다. 그리곤 노래를 들어봤다. 아하~ 아하 음악의 기저를 이루는 신디사이저. 그리고 스패니시 느낌 물씬한 기타로 시작되는 도.. 2021. 2. 15.
앨런 스티벨(Alan Stivell)의 아일랜드 조곡(Suite Irlandaise) 추천사 이 전에 앨런 스티벨(Alan Stivell)의 Oye Vie라는 곡을 소개했었다. 한데 다시 생각해보니, 곡은 좋지만 너무 짧은가 싶다. 그리고 켈틱 하프 연주를 소개하고 싶어 고르긴 했지만, 짧은 하프 독주로 그 맛을 느끼기가 좀 부족하지 않나 싶었다. 해서 이번에는 좀 더 길고, 다른 악기들과 협연하는 곡을 골라봤다. Suite Irlandaise, 이 곡은 앨런 스티벨의 전성기 시절, 아마도 그 초기에 필립스 레코드와 전속 계약을 한 후 처음으로 녹음했던 음반 Reflets에 수록된 곡이다. 역시나 전통 음악인데, 앨런 스티벨이 현대적으로 편곡하고 하프 연주를 직접 한 녹음이다. 곡 제목은 영어로는 Irish Suite, 아일랜드 조곡 정도 되겠다. 재미있는 점 하나는, 누구의 무슨 곡인지.. 2021. 2. 9.
앨런 스티벨(Alan Stivell)의 캘틱 자장가(Oye Vie) 추천사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켈틱 (느낌의) 음악은 셀린 디옹(Celine Dion)의 ‘My Heart Will Go On’이 아닐까 싶다.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음악이 이 곡은 엄밀히 말하면 팝 음악이라 해야겠지만, 멜로디 라인과 사용된 악기들의 느낌이 켈틱 음악의 냄새가 듬뿍 난다. 사실 켈틱 음악들을 들어보면, 묘하게 우리 정서와 잘 맞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진 켈틱 음악가가 있을까? 네이버 음악에서도 소개되고 있는 The Chieftains 정도가 그나마 좀 알려졌을까, 알려진 음악가가 거의 없다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나도 월드 뮤직이란 것을 쫓아다니며 듣고 있지만, 생각보다 켈틱 음악가로 떠오르는 사람은 몇 안 된다. 오늘은 그 귀한 .. 2021. 2. 4.
아하(A-ha)의 The Sun Always Shines on TV 추천사 흔히 아하(A-ha)라는 밴드를 얘기할 때, Take On Me가 그들의 최고작이라 얘기들 한다. 실제 인지도도 그렇고, 차트 순위(이들의 유일한 빌보드 싱글 1위 곡이란 점), 판매고, 방송이나 인용 횟수 등 모든 객관적 지표들도 같은 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심 가득히 얘기하지만, 나는 바로 이 곡, The Sun Always Shines on TV가 바로 아하의 최고작이라 단언하겠다. 애절한 멜로디 라인과 감성 충만한 신디사이저 효과들로 가득한 매력적인 곡이지만, 내가 이 곡을 최고로 꼽는 이유는 따로 있다. 뮤직비디오 분위기도 정말 좋지만, 그냥 가만히 눈을 감고 귀 기울여 들어보라. ‘아, 이 사람들 정말 즐거워서 음악을 하고 있구나!’가 제대로 느껴질 것이다. 이렇듯 행복해하며 연주.. 2021. 2. 2.
암브로조 스파라그나(Ambrogio Sparagna)와 루실라 가레아지(Lucilla Galeazzi)의 Un calore verrà(A Fever will come) 추천사 무더웠던 날씨가 갑자기 서늘해지면, 문득 하모니카나 아코디언의 말랑말랑한 연주가 듣고 싶어진다. 또한 갑자기 추워지고 거기다 흐리기까지 하면, 또다시 으슬으슬한 기분 속에서도 아코디언 연주를 듣고 싶어진다. 끈적끈적하게 느린 아코디언 연주, 또는 경쾌하면서도 쓸쓸한 아코디언 연주, 때로는 촌스러우면서도 경박하다 싶을 정도로 빠른 아코디언 연주, 어떤 템포든 아코디언 소리에는 뭔가가 있다.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반도네온 아코디언이 아닌 그 개량 형이지만, 반도네온 연주로 잘 알려진 월드 뮤직 음악가라면 아스토르 피아졸라가 있다. 클래식과 재즈에 기반을 둔 그의 탱고 음악은 정말 일품이다. 하지만 오늘은 좀 다른 아코디언 연주를 선택해봤다. 이탈리아의 민속 음악가 암브로조 스파라그나(Ambrogio S.. 2021. 2. 1.
아하(A-ha)의 Take On Me 추천사 오늘은 아하(A-ha)의 바로 그 노래, 아니 바로 그 뮤직비디오, Take on me다. 뭐든 해야겠지만, 도무지 뭘 할지 모르겠던 학창 시절의 어느 주말, 배불뚝이 진공관 TV에서 세상 처음 보는 스타일의 장면들과 음악이 흘러나왔다. 억울해서라도 뭔가 해야만 되겠다는 생각마저 말아먹어 버리고, TV 속 뽀로로 앞에 넋 놓고 굳어버린 아이들처럼, 그렇게 충격받았던 바로 그 뮤직비디오다. 4:3 비율의 화면, CG 아닌 연필화 스타일의 만화(로토스코핑 기법),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잇는 기법의 어색함, 등장인물들 패션의 촌스러움, 모튼 하켓 춤의 어정쩡함 등, 사실 요즘 아이들의 시선으로 볼 때 이 뮤비는, 정보화시대를 여는 고대 유물쯤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만화 장인들의 솜씨, 제대로 된.. 2021. 1. 30.
호세 펠리치아노(José Feliciano)의 Rain, 그리고 공룡의 부성애 달달한 연가에 숨겨진 딸의 반전 비가 온다. 내가 좋아하는... 봄에는 일이 많아 비가 와도 일을 해야 한다며 일비라 하고, 여름에는 비오면 낮잠 잔다고 잠비, 가을에는 가을걷이 끝내고 떡 해 먹으며 본다 해서 떡비, 그리고 겨울비는 술비라 술 마시며 본다 했던가. 빗속에 들을만한, 오래되서 더욱 달달한 연가 하나 소개하려 한다. 호세 펠리치아노(José Feliciano)의 비(Rain)라는 노래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음악가 호세 펠리치아노(José Feliciano)는 우리나라가 해방되던 1945년생이다. 아직 살아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11명의 형제들 중 넷째라고 한다. 많이도 낳으셨다. 아마도 푸에르토리코도 예전 우리와 비슷했었나 보다. 선천성 녹내장을 가진 채 태어났고, 그 결과 앞을 볼 수 .. 2021. 1. 26.
안젤라(Angela)가 부르는 비지스(Bee Gees)의 First Of May 추천사 달달한 노래 한 곡 추천해 보련다. 디스코의 제왕으로 알려지기도 했던 비지스의 말랑거리는 시절 노래 First Of May, 즉 오월의 첫째 날, 또는 5월 1일 정도 되겠다. 비록 오늘 날짜가 오월은 아니지만, 아래 가사를 보면, 크리스마스 시즌이 있는 추운 겨울에도 잘 어울리는 노래이기도 하다. 오늘은 비지스 버전이 아닌 필리핀 가수 안젤라(Angela) 버전으로 추천한다. 안젤라(Angela) 버전의 First Of May를 처음 들었을 때는 비지스 원곡에 비해 좀 깊이가 없나 싶기도 했었다. 하지만 마치 직업 가수가 아닌 듯한? 나름 청순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불러 젖히는 맛이 들을수록 나쁘지 않았다. 거기다 목소리를 최대한 강조하려는 최소한의 기타 반주까지, 녹음의 맛이 느껴지는 곡이란 생.. 2021. 1. 24.
북경 천사 합창단(Beijing Angelic Choir)이 부르는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추천사 온갖 모르던 음악을 찾아 듣다 보면, 그냥 왠지 피곤해지는 순간이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음악의 밀도 때문이랄까? 아무리 느리고 한가한 음악이라도,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음악가들의 치열한 집중이 느껴지고, 심지어 감정 과잉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음악을 잠시 꺼 놓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럴 때 찾아 듣는 음악들도 있다. 오늘 소개하는 Beijing Angelic Choir의 노래들이 그런 음악이다. Beijing Angelic Choir, 워낙 정보가 없어 잘 모르겠지만, 우리말로 하자면 북경 천사 합창단 정도가 아닐까 싶다. 문서를 보고 알았다기보다는, 들어보니 대체로 소년 소녀들의 합창단으로 보인다. 물론 이들도 열심히 음악을 만들었겠지만, 왠지 이들의 음악에서는 어른들의 작.. 2021. 1. 23.
사라 본(Sarah Vaughan)의 Lullaby of Birdland, 그리고 여히나(Yuhina)의 휴전 분기탱천의 시작 한 주가 새로 시작된다. 새롭다는 것은 늘 뭔가 설레게 한다. "그래, 이 주부터는 새로운 사람이 돼서 더 잘해보자!" 이렇게 마음을 다졌는가?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상황은 마음과 다르게 전개된다. 날도 꾸물꾸물, 영~ 컨디션이 좋질 않다. 거기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아니, 지가 뭘 잘했다고, 아침부터 가족들이 내게 짜증을 낸다. 꾹 참고 잘해줬다.. 쌓인다. 꾸역꾸역 참고 출근해보니 여기저기 죽을상이다. 거기에 오전부터 위에서, 아래에서, 심지어 옆에서도 자꾸 쑤셔댄다. 답답한 마음에 쥐꼬리만한 위로라도 받고자 친구에게 문자를 넣어본다. 아~ 친구라는 놈마저 잘난 척이나 해대고, 네가 배가 불러서 그런다는 둥, 남의 속 모르는 답변만 온다. 폭발할 타이밍인가? 워~ 워~, 분기탱천한 당.. 2021.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