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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과 여흥/월드 뮤직

북경 천사 합창단(Beijing Angelic Choir)이 부르는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by star dust 2021. 1. 23.

추천사

 

온갖 모르던 음악을 찾아 듣다 보면, 그냥 왠지 피곤해지는 순간이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음악의 밀도 때문이랄까? 아무리 느리고 한가한 음악이라도,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음악가들의 치열한 집중이 느껴지고, 심지어 감정 과잉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음악을 잠시 꺼 놓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럴 때 찾아 듣는 음악들도 있다. 오늘 소개하는 Beijing Angelic Choir의 노래들이 그런 음악이다.

쉬고 있는 노인

 

Beijing Angelic Choir, 워낙 정보가 없어 잘 모르겠지만, 우리말로 하자면 북경 천사 합창단 정도가 아닐까 싶다. 문서를 보고 알았다기보다는, 들어보니 대체로 소년 소녀들의 합창단으로 보인다. 물론 이들도 열심히 음악을 만들었겠지만, 왠지 이들의 음악에서는 어른들의 작품에서 들리는 부담스러운 고밀도가 느껴지질 않는다. 얼마 전 소개했던 Angela의 노래보다도 더 맑고 농도가 엷다. 그래서 참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한번 차분히 들어보면, 무슨 얘긴지 귀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가사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이 노래의 가사를 찾질 못했다. 그리고 미안하지만 나는 중국어를 하나도 못한다. 해서 받아쓸 수도 없었다. 혹시 이 글을 보고 Beijing Angelic Choir의 음악을 함께 나누고 싶은 중국어 달인이 있으시다면, 댓글로라도 가사를 공유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다. 再次抱歉(Again, I’m sorry).

 

뒷얘기들

 

국내 가요나 영미 팝 음악이 아닌, 월드 뮤직 또는 다양성 음악을 찾아들으려면 자료의 부족과 언어의 장벽에 허덕이기 마련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언어에 소질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니 어떤 음악을 듣고는, ‘, 이거 괜찮은데?’하고 뭘 좀 알아보려고 해도, 답답하기 그지없을 때가 참 많다. 아무래도 문서의 세계화가 음악의 세계화보다는 좀 뒤처질 모양이다.

Beijing Angelic Choir - 野玫瑰 (Beautiful Dreamer) 음반 표지

 

일단 BAC(Beijing Angelic Choir, 북경 천사 합창단)란 어떤 팀인지 찾아보니, 정말 짤막하게, 중국 북경에 기반을 둔 아이들의 합창단으로, 국제 활동을 매우 많이 하며, 1995년 미국에서 National Association of Independent Record Distributors 상을 받아 유명해지기 시작했다고 나온다. 이게 끝! 정말 가뿐 단출 그 자체다. 그 외에는 거의 쓸만한 정보를 찾을 수가 없었다. ~

 

 

노래는 일단 척 들어봐도 독일 가곡의 왕, 멜로디의 천재라는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1797-1828)의 곡이다. 그의 가곡집 백조의 노래 제4곡인 세레나데(Schwanengesang, D.957 No.4, Ständchen) 말이다. 이 곡은 슈베르트가 친구와 우연히 들른 술집에서 셰익스피어의 시를 보고는, 헤어진 테레즈와의 이별을 생각하며, 친구가 술집 메뉴판 뒤에 즉석에서 그려주는 오선지에... ~! 오늘은 어른들의 골치 아픈 얘기는 안 하련다. 다음에 다른 기회에 슈베르트의 가곡 얘기를 할 기회가 있다면 그때에...

젊은 시절의 슈베르트

 

그러고 보니 학창 시절 추억이 하나 떠오른다. 수험생 시절, 뜬금없이 음악 시험을 실기로 치르겠다는 젊은 음악 선생님의 청천벽력을 듣게 되었다. 심란한 마음에 뒤져보니 사지도 않았던 오래된 악보 책이 거짓말처럼 손에 잡혔다. 당시 나는 코드표만 있으면 아무 가요나 즉석에서 기타로 반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정도는 가능했었다. 그 정성에 공부를 더 했으면 대성했을 텐데... 아무튼 왠지 대중가요를 하기는 싫었던 나, 그 악보집에서 나름 쉬워 보이는 곡을 골랐다. 무슨 곡인지도 몰랐고, 들어본 적도 없는 곡을 말이다.

 

그냥 대충 템포 맞춰가며, 악보에 있는 음표들을 기타로 뚱땅거려봤다. 쉬운 네 마디 전주 후 바로 나오는 전설의 그 부분, 마음에 들었다. 그 뒤로 며칠을 짬짬이, 하지만 나름 열심히 연습했고, 실기시험 D-day를 맞이했다. 순서대로 한 명씩 연주하고, 음악 선생님은 그냥 채점하거나 간단히 한 두 마디 하고 채점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드디어 내 차례, 나름 폼 잡고 심각한 얼굴로 낑낑거리며 연주 비슷한 뭔가를 했다. 곡이 끝나자 음악선생 왈, ‘잘 들었는데, 근데 그게 무슨 곡이냐?’. ...

기타

 

그날의 교훈은? 잘 모르는 건 절대로 책만 보고 배우려 하지 말라 정도가 아닐까? 하긴 그 시절엔 집에 여유도 없었고, 음반집은커녕 오디오도 없었으며, MP3, iPod, 유튜브 하나 없었다. 그러니 TV나 라디오에서 틀어주지 않는다면 음악을 들어볼 기회가 없었긴 했었다. 내 책임이라기보다는 시대의 책임이란 좀스러운 변명이란 말이지. 그에 비해 요즘엔 월드 뮤직 좋아하는 사람들 참 편해지긴 했다. 유튜브란 희대의 괴물 덕분에 말이지...

 

고리타분한 옛날 얘기하다 보니, 문득 생각나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지금도 있긴 하지만, 예전 우리나라에서도 리틀 앤젤스 예술단이란 어린이 소녀 예술단이 꽤나 유명했던 시절이 있었다. 찾아보니 전쟁과 고아 등 빈곤한 한국 이미지를 쇄신한다는 명분으로 1962년에 창단되었다고 한다. 아주 어렸을 때는 뭔가 경사만 있으면, 인형처럼 꾸미고 나와서 TV에서 부채춤을 추고, 가야금을 뜯으며 노래를 하는 이들을 봤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땐 국위선양이란 말을 참 많이도 들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좀 창피해진다. 국위선양이라...

리틀 엔젤스 공연

 

,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이 곡은 ‘Dark Matter’2007년 미국 영화에서도 사용되었던 모양이다. 영화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Alfred P. Sloan 상을 받았고, 주요 출연자로 그 유명한 메릴 스트립이 나오는 등, 대충 막 만든 영화는 아닌 모양인데, 문제는 흥행 성적이 전 세계 7만 불 정도란다. ... 환율 1,200 정도로 생각하면 8천만 원 남짓이란다. 독립영화라 괜찮은 건지, 아니면 제대로 망한 건지, 아무튼 그리 재미는 없을 듯...

 

크레디트

 

野玫瑰(Beautiful Dreamer) 음반의 13번 트랙
발매일: 1997
장르: 동요, 가곡, 월드 뮤직
레이블: Wind Records
작곡: Franz Peter Schubert

 

참고 자료

 

Beijing Angelic Choir - WikiPedia

Dark Matter (film) - WikiPedia

Beijing Angelic Choir - 野玫瑰 (Beautiful Dreamer) - Disc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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