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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과 여흥/월드 뮤직

안젤라(Angela)가 부르는 비지스(Bee Gees)의 First Of May

by star dust 2021. 1. 24.

추천사

 

달달한 노래 한 곡 추천해 보련다. 디스코의 제왕으로 알려지기도 했던 비지스의 말랑거리는 시절 노래 First Of May, 즉 오월의 첫째 날, 또는 51일 정도 되겠다. 비록 오늘 날짜가 오월은 아니지만, 아래 가사를 보면, 크리스마스 시즌이 있는 추운 겨울에도 잘 어울리는 노래이기도 하다. 오늘은 비지스 버전이 아닌 필리핀 가수 안젤라(Angela) 버전으로 추천한다.

크리스마스트리

 

안젤라(Angela) 버전의 First Of May를 처음 들었을 때는 비지스 원곡에 비해 좀 깊이가 없나 싶기도 했었다. 하지만 마치 직업 가수가 아닌 듯한? 나름 청순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불러 젖히는 맛이 들을수록 나쁘지 않았다. 거기다 목소리를 최대한 강조하려는 최소한의 기타 반주까지, 녹음의 맛이 느껴지는 곡이란 생각이 들었다. 영어가 좀 들린다면, 아주 쉬우면서도 반짝거리는 가사를 들어보라. 참 잘 만들어진 곡이고, 좋은 녹음이라 생각한다. 한 번 들어 보시라.

 

가사

 

영어 가사는 저작권 문제로 여기 적지 못했다. ‘비지스(Bee Gees)First Of May Lyrics’로 검색해보면 영어 가사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아래는 내 나름의 번역이다.

 

어릴 적, 크리스마스트리가 아주 크게 보이던 시절

다른 아이들 까불던 동안 우린 서로 사랑을 했지

이유는 묻지 마, 아무튼 시간이 흘러 버렸고

다른 누군가가 그대 맘으로 들어와 버렸지

 

우린 이제 다 커버려, 크리스마스트리는 작게 느껴지는데,

그댄 내게 아무런 관심도 없어

하지만 그대와 나, 우리의 사랑은 시들지 않아

그래도 5월의 첫날이면 우린 눈물짓게 되겠지

 

우리와 함께 자란 사과나무,

그 사과가 하나 둘 떨어지는 걸 보고 있어

그리곤 멋졌던 순간들을 회상해

내가 그대 볼에 입 맞췄고, 그댄 내 사랑이었지

 

우린 이 다 커버려, 크리스마스트리는 작게 느껴지는데,

그댄 내게 아무런 관심도 없어

하지만 그대와 나, 우리의 사랑은 시들지 않아

그래도 5월의 첫날이면 우린 눈물짓게 되겠지

 

어릴 적, 크리스마스트리가 아주 크게 보이던 시절

...

이유는 묻지 마, 아무튼 시간이 흘러 버렸고

다른 누군가가 그대 맘으로 들어와 버렸지

 

 

뒷얘기들

 

이 곡은 컴필레이션 음반에서 듣게 되었는데, Angela란 가수 이름만 갖고 찾아보니 일본 애니메이션 창궁의 파프너의 주제곡 샹그릴라를 부른 일본 밴드가 나왔다. ‘... 이 밴드는 자우림의 김윤아와 비슷한, 청순하다기보다는 뭔가 씹어대는 듯한, 묘한 힘이 있는 그런 목소린데... 이건 아닐 텐데?’하며 더 뒤져봤다.

일본 밴드 안젤라

 

그랬더니 이번에는 성까지 찾았다. Angela Torres라고. 다시 검색해보니 앙헬라 토레스, 아르헨티나의 배우이자 가수가 나온다. ‘한눈에도 이 언니는 아닌데... 정말 엔간히도 안 유명한 가수인가 보네...’ 하며 국적을 찾아봤다. 그랬더니 무려 필리핀, 정말 상상도 못 했었다.. 아, 그러고 보니 내가 들었던 그 컴필레이션 음반, ‘Best Audiophile Voices Vol.6’ 이게 싱가포르에서 발매된 음반이었지 아마...

아르헨티나 배우겸 가수 앙헬라 토레스

 

Angela Torres는 어린 시절부터 마닐라의 Sulo 호텔에서 이지 리스닝 계열의 노래를 부르며 활동을 시작했던 모양이다. 그녀의 노래에 대한 평은 좋았던지, 2007년에는 Galaxy Records라는 음반 회사와 계약을 맺게 된다. 이후 퀸, 제임스 테일러, 마이클 런스 투 록, 그리고 스팅의 노래를 라운지 재즈 보컬 스타일의 어쿠스틱 음반으로 녹음했단다. 그녀의 이름(아마도 예명?) AngelaAngelic Face, 즉 천사 같은 얼굴에서 온 듯한데... 그 정도는 아니지 않나?

필리핀 가수 안젤라

 

First Of May는 그녀의 어쿠스틱 음반 ‘Folk Acustico’에 수록된 곡이다. 나는 컴필레이션 음반인 ‘Best Audiophile Voices Vol.6’에서 듣게 되었다. 이 음반은 이 노래와 성격이 비슷한 여성 보컬 노래 14곡이 수록되어 있다. 이지 리스닝이라고, 그냥 편하게 듣기 좋은 노래들이다. 싱가포르에서 만들어진 이 음반은 Vol. 6가 의미하듯 시리즈물이다. 10년도 더 전에, 아마도 2003년에부터 시작되었으며, 초기에는 CD 말고 LP 버전도 함께 출시했었던 모양이다. 2011년 발매된 Vol.7까지는 들어봤는데, 그 이후로도 계속 나오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안젤라 Folk Acustico 음반 표지

 

First Of May의 원곡은 그 유명한 비지스 되시겠다. (Gibb) 씨 집안의 배리, 로빈, 그리고 모리스 삼 형제가 결성한 그룹이다. 이 곡도 그 삼 형제가 함께 만든 곡으로, 곡 제목은 배리 깁이 기르는 강아지 바너비(Barnaby)의 생일에서 나왔단다. 제목이야 어쨌든, 곡과 가사는 어느 날 문득 모리스와 배리가 피아노 앞에 앉아서 그냥 코드를 치고 노래를 부르고 하다 덜렁 나온 노래라고. 천재인가? , 이분들 천재 맞지...

비지스 삼형제

 

아무튼 비지스는 토요일 밤의 열기 등의 디스코 곡으로도 유명하지만, 이런 말랑말랑한 노래를 참 잘 만드는 것 같다. 이후 이 곡은 11살 꼬마들의 당돌한 사랑과 결혼 얘기인 작은 사랑의 멜로디(Melody)’라는 영화에서 쓰여서 더욱 히트하게 된다. 지금의 난 개인적으론 Angela 버전을 좀 더 좋아하고 있지만, 흔히들 아무래도 원조가 더 낫다고들 하는데, 관심 있으면 비지스의 원곡 버전도 들어보시라. 일단 도입부가 참 좋다.

 

크레디트

 

Best Audiophile Voices VI 음반의 3번 트랙
발매일: 2009
장르:
레이블: Premium Records
작곡: Barry, Robin & Maurice Gibb

 

참고 자료

 

Angela Torres Black Tie

First of May (Bee Gees song) - WikiPedia

Various ‎– Best Audiophile Voices VI - Disc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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