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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와 레시피/리뷰

오방난로 알고 사기

by star dust 2021. 1. 2.

오방난로

 

최근 하릴없는 채널 넘기기 홈트레이닝을 하다 보면, 오방난로 얘기를 꽤나 볼 수 있다. 따듯하고 밝고 행복해하는 출연자들 모습을 보다가, 하나쯤 사볼까 검색해보면 브랜드도 종류도 참 많기도 하다. 몇 개 들어가 읽다 보면 뭐가 어떻게 다른 건지 잘 구분도 안 가기 시작한다.

오방난로 네이버 쇼핑 검색

 

선택에 약간의 도움이라도 좀 구해볼까 하며 리뷰들을 보지만, 이건 뭐 도통 신뢰가 가질 않는다. 소위 국내 포털들이 밀어준다는 상위 노출 글들이 참... ‘이것만 있으면 뜨듯이나 ‘오방난로 전기세 걱정 없이등등, 그 옛날(아마도 80년대 말?) 처음 나왔을 때부터, 겨울철 보조 난방 기구로 석영관 전기난로를 꾸준히 사용하고 있지만, 경험상 도무지 믿기 어려운 광고성 글들뿐이다.

오방난로 전면 1

 

해서 진짜로 오방난로를 살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나름 열심히 조사해 본 것들을 다년간의 경험과 함께 솔직하게 적어볼까 한다.

 

 

브랜드 또는 가격과 기능?

 

다들 자사 제품이 그 출생부터 다른 것처럼 얘기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팔고 있는 모든 오방난로는 모두 중국의 어느 한 동네 출신이다. 츠시시란 곳인데, 중국 저장 성 닝보 시의 현급 행정구역이다. 면적 약 1,154에 인구는 백만 명 정도로, 중국으로 보자면 작은 동네다.

츠시시 구글 지도

 

브랜드, 판매 채널, 그리고 판매자와 상관없이, 현재 국내 판매 오방난로는 죄다 츠시시에 있는 몇 개의 공장들에서 다 생산되고 있단다. 그걸 다양한 수입사가 국내로 수입한 후, 다시 여러 판매사로 나뉘어 이상벽’, ‘김보화’, ‘크루거등 다양한 브랜드를 달고 팔고 있는 것이다.

오방난로 수입사와 제조사

 

결국 브랜드 달라봐야 생산자는 같은 부품 네트워크와 인적 네트워크 안에 있는 한 동네 공장들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오방난로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과 기능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브랜드나 판매자가 아니라 말이다. 물론 정식 수입처와 판매처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편이 낫다. 전원도 국내 전기 사정에 맞춰 220V로 되어 있으며, 비록 형식적이라도 AS 가능하고, 한글 보증서와 설명서가 제공되니 말이다.

한글 사용설명서

 

여기서 형식적이라는 말은 AS가 극악이라기보다는, 별로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석영관 전기난로를 써본 사람이라면 다 알지만, 이 녀석들은 품질 차이도 초기 고장도 거의 없다. 오히려 문제는 석영관의 수명이 생각보다 짧다는 것이다. 흔히 1년은 결코 아니되, 몇 년 못쓰고 석영관 중 한 둘이 고장 나 안 켜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오방난로라고 해봐야 어차피 석영관 난로 5개가 붙어있는 것이다. 따라서 내 생각에 1년 보증기간이란 별 의미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제품 보증서와 구성품

 

흔히 중고라 생각해 더 쌀 것이라 생각하고 검색해보는 네이버 중고나라, 여기서 파는 오방난로 중 상당수는 신품이다. 소위 듣보잡이라는 브랜드들이 주로 여기서 신품들을 팔고 있다. 정말 요즘 중고나라 참... 그렇다. 하지만 잘 찾아보면, 실제로 가격은 중고보다 더 싼 신품들도 있다. 물론 저렴이들이니 기능은 아주 심하게 심플할 것이다.

오방난로 택배 개봉

 

기본기와 추가 기능

 

당연한 난방 기능 말고도, 오방난로라면 네 가지 기본기는 거의 다 갖추고 있더라. 첫 번째가 이동용 회전 바퀴인데, 사실 이 기능은 별 의미가 없다. 생긴 게 좀 있어 보여도, 막상 사보면 너무 가벼워 깜~짝 놀랄 것이다. 어지간히 힘없는 노약자도 그냥 날~짝 들어 옮길 수 있으니, 바퀴란 거의... 장식에 가깝다고 본다.

오방난로 바퀴와 손잡이

 

두 번째 기본기는 안전거리 확보를 위한 4방향 안전가드다. 단면 석영관 난로는 항상 사람 쪽으로 켜 두니 그럴 일이 없지만, 이 녀석은 가열면이 오방이다. 무심결에 뒤통수 가열면을 켜고 벽에 바싹 붙여 세워두면 불날 위험이 있다. 해서 항상 적당한 거리를 띄워놓게 만드는 장치가 달린다. 대게 아래쪽에서 나사로 고정시키게 되어있다.

오방난로 안전가드 조립

 

세 번째는 넘어지면 자동으로 꺼지는 전도 안전장치다. 한 방향 석영관 발 난로 때부터 다들 있었는데, 예전에는 스위치처럼 생긴 것이 아래쪽에 보였었다. 요즘 오방난로는 이게 보이질 않는 경우가 많지만, 안 보여도 다들 이 기능은 있다고 하더라.

전도 안전장치

 

마지막 기본기는 각 방향별로 끄고 켤 수 있는 별도 스위치다. 굳이 생산비 더 들게 스위치를 여러 개 달아 둔 이유가 뭘까? 당연히 필요한 방향만 켜서 사용하라는 배려다. 그럼 이런 배려가 기본인 이유는? 당연히 오방 다 켜놓고 생각 없이 펑펑 써대면 전기요금 폭격을 받을 거란 얘기다. 이렇게 뻔한 데 오방난로 펑펑 써도 전기요금 얼마 안 된다는 리뷰들은 다 뭔지... 그리고 그런 글들 난무하는 포털들은 또 뭔지... 답답하다.

오방난로 방향별 스위치들

 

4대 기본기 외에, 리모컨, 타이머, 석영관 상하 분리 등, 브랜드와 가격에 따라 여러 가지 추가적인 기능들이 있다. 그중에 가장 괜찮아 보이는 기능은 윗면에 주전자 등을 놓고 물을 끓일 수 있는 기능일 것 같다. 물 끓이기, 다시 강조하지만 이건 절대 기본기가 아니라 추가 기능이다. 이 기능을 원한다면 사기 전에 물 끓이기가 가능한 지 꼭 확인해야 한다. 흔한 저렴이들은 보통 그게 안 된다.

오방난로 상부 경고 표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추가 기능이 하나 더 있다. 소위 발터치라고, 발로 켜고 끌 수 있는 기능이다. 써본 사람들은 다 안다. 난로가 생각보다 작고 낮아, 스위치를 조작하려면 허리를 잔뜩 굽혀야만 한다. 배가 충만하거나 허리 안 좋으면 이게 생각보다 불편하다. 찾아보면 더 있겠지만, 참고로 아래 제품이 물 끓이기와 발터치가 다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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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난로 전기요금

 

리뷰들을 읽어보니 오방난로를 한 달 내내 맘껏 쓰면서도 전기요금 걱정 없다는 글들이 꽤나 많다. 아마도 테스트만 해보고 실제로는 안 써봤거나, 전기요금 계산을 못하는 사람들이거나, 또는 그냥 난로 팔아보려고 하는 과장광고다. 혹자는 보통 한 방향만 켜놓고 쓰게 되니 그렇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왜 오방난로를 사나? 그냥 단방향 난로를 몇 대 사지 말이다.

한 방향만 켜기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것들을 보면, 가로세로 250~340mm, 높이 460~580mm로 그 크기는 달라도 전력 소비량은 대개 비슷하다. 보통 석영관이 10(방향 당 2개씩) 장착되고, 방향 당 소비전력이 400W 이상, 전체는 2,000W 이상이다. 찾아보면 알겠지만, 이 정도면 어지간한 벽걸이 에어컨 수준이다. 한 달 내내 에어컨 펑펑 쓰고도 전기요금 따위는 1도 걱정 안 된다고? 그렇다면 당신은 무능하거나 또는 상당한 부자이거나, 아마도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오방난로 사양표 소비전력

 

전기의 용도(가정용 저압 또는 고압, 상업용, 농업용), 부가세와 할인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충만 계산해 봐도 결코 만만한 금액이 아닐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정용 저압 기준으로, 하루에 8시간씩 켜 둔다면, 한 달 전기요금이 대략 만 원에서 13만 원 이상까지도 나올 수 있다. 오방난로 1대당 계산이니, 동시에 몇 대씩 가동하게 되면 수십만 원까지도 나올 수 있다.

오방난로 전기요금 계산표

 

거기다 오방난로는 복사식 전기난로다. 간편한 대신 난방 면적이 작고, 전원을 끄자마자 바로 추워진다. 켜 둔 동안 그 열을 이용해 물이나 돌 등 열용량이 큰 뭔가를 데워놓지 않았다면 말이다. 따라서 적은 면적에 소수의 사람들만이 공유할 수 있고, 면적이 넓어지거나 사람 수가 많으면 여러 대를 계속 켜 둬야 한다. 넓은 방에서 여럿이 주 난방기로 사용하기는 적당치 않다는 얘기다.

오방난로 전면 2

 

난방 방법에 대한 사소한 팁

 

석영관 전기난로는 복사식 난방 기구로 마주 보는 부분만 따듯하고 끄자마자 바로 추워진다는 약점이 있다. 전기요금도 절약하면서 오방난로를 조금이라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켜 둔 동안 최대한 열을 효율적으로 저장해 둘 필요가 있다. 흔히 사용할 수 있는 팁이 두 가지 있다.

오방난로 전면 3

 

보통 발 난로라고 하듯이, 흔히 의자에 앉아 다리 쪽을 데우는 용도로 사용하곤 한다. 이때 자신의 발과 그 뒤 빈 공간을 향해, 책상 아래쪽에서 바깥쪽으로 켜 두는 경우가 많다. 그보다는 책상의 다리 가리개 한쪽에 두고(예를 들면 왼쪽 다리 가리개면), 반대쪽(예를 들면 오른쪽) 다리 가리개를 향해 켜 두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상대적으로 책상 아래 다리 가리개 안쪽의 공기가 덜 도망가고 데워지며, 반대편(위 예에서 오른쪽) 가리개 벽면이 열을 품고 온돌처럼 복사열을 내주는 역할도 해줄 수 있다. 물론 오방난로의 경우라면, 이런 식으로는 배치할 때 전 방향을 다 켜 둘 수는 없다.

발난로 효과적인 배치

 

그 외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켜 두는 동안 윗면에서 물을 데우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데워진 물에 저장된 열이 복사열 형태로도 나오며, 열용량이 큰 수증기가 직접적으로 실내 공기를 데우는 역할까지 해준다. 물론 물 끓이기 기능이 추가된 만큼 비싸질 것이고, 물을 데우기 위해 전기를 더 써야 할 수도 있다. 대신 열을 더 효율적으로 오래 방출할 수 있고, 건조함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다.

난로 위 주전자 증기

 

추천 또는 비추천?

 

오방난로는 결국 복사식 전기난로일 뿐이고 나름의 장단점을 가진다. 우선 전기난로란 전력 요구량이 제법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한다. 어지간한 중형 에어컨 급이다. 따라서 펑펑 쓰면 전기요금이 결코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전기는 많이 먹는 주제에 난방 면적도 적고, 끄면 바로 추워지는 것도 단점이다. 또한 전기용량 작은 곳에서 여러 대를 동시에 가동하다가는, 갑자기 누전 차단기가 내려가는 불상사를 겪을 수도 있다. 전선이나 콘센트 상태가 나쁜 곳에서는 화재의 위험도 있다.

오방난로 아래쪽

 

그럼 단점만 있을까? 대신에 연기, 그을음, 일산화탄소, 석유나 가스 냄새 등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상대적으로 실내 공기질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작고 가벼워 어디로든 가져가 바로 사용하기도 좋다. 연탄, 석유, 나무 등 난방 연료를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하는 불편함도 없다. 이런 점들은 분명히 큰 장점이다.

오방난로 전면 4

 

정리하자면, 넓은 방에서 사용할 주력 난방 기구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사실 비추라 하겠다. 특히나 후끈한 온기를 원한다면 복사식 난방의 특성상 더욱 실망스러울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작은 공간에서 사용하거나, 넓은 공간이라도 다른 주 난방 기구를 보완하는 간편한 보조 난방 기구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난방 시간은 짧지만 바로바로 따뜻해지는 난방기구가 필요하다면 딱이라 할 수 있다. 거기다 실내 공기질에 심하게 민감성이라면, 더욱더 오방난로만한 것이 없을 수도 있다.

 

참고한 문서들

 

츠시시 - 위키백과

난로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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