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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와 레시피/레시피

고구마 말랭이 만드는 방법 3종 비교

by star dust 2021. 1. 1.

고구마 말랭이

 

말랭이, 채소 따위를 말린 것을 의미하는데, 북한에서는 남새말리라고 한단다. 뭔가 말려 비축해 둔다니 고구마의 옛 별명이 떠오른다. 어지간하면 수확할 수 있어 흉년에도 먹을 수 있는 작물, 구황작물(救荒作物) 말이다. 물론 수입 농산물 판치는 요즘 우리에겐 딴 세상 얘기처럼 들리지만... 집에 고구마가 많이 있기도 해서, 구황작물스럽게 고구마 말랭이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고구마 말랭이 결과 1

 

고구마 말랭이 만드는 방법

 

인터넷으로 고구마 말랭이 만드는 방법을 찾아봤더니, 식품건조기를 이용한 경우가 가장 많고, 전자레인지, 오븐, 에어프라이어 등이 거의 비슷하게 나오더라. 원조는 자연건조라 하면서도, 어찌 된 일인지 자연건조 방식으로 만드는 얘기는 거의 없었다. 아마도 말릴 곳도 마땅치 않고, 너무 오래 걸려, 요즘 스타일에는 안 맞아서이라 짐작된다.

바위에 고구마 널기

 

또한 한 가지 방법을 선택했다 해도, 온도를 몇 도로 하는지, 그리고 얼마 동안 말리는지는 사람들마다 꽤나 다르더라. 좀 이상했다. 보통 레시피라는 것이, 그럴듯한 최우수작 한 둘을 따라 하며 조금씩 응용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같은 도구를 사용할 때 온도와 시간이 거의 비슷해야 정상인데, 왜 이렇게까지 다들 다를까? 내 생각이지만, 아마도 레시피대로 해보니 썩 만족한 결과를 못 얻었기 때문에, 그래서 대폭 수정하다 보니 이렇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만족스러웠다면 바보가 아니고서야 그대로 따라 했을 테니 말이다.

비교 실험 세 방법

 

해서 고구마 말랭이 만드는 방법 세 가지를 직접 비교 실험해보기로 했다. 없는 식품건조기는 제외하고,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오븐 세 가지로 만드는 방법을 실험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귀차니즘이라는 시대정신에 따라, 최대한 간편하면서도 빨리할 수 있는 설정으로 비교해 보기로 했다.

 

고구마 찌고 자르기

 

고구마 말랭이 만드는 방법 첫 단계는 적당한 고구마를 선택하는 것이다. 나는 물론 집에 있던 베니하루카 고구마를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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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고구마는 안 좋고 호박고구마 또는 숙성된 베니하루카 고구마를 추천한다. 밤고구마로 못 만들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자세가 안 나온단다. 베니하루카 고구마에 대해서는 아래 글을 참고하시라.

 

베니하루카 고구마 후기 - 고구마 변신기

고구마 이 글은 내게 있어 고구마의 이미지 세탁에 관한 기록이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고구마 몇 가마와 라면만으로 그해 겨울을 때웠던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별로 특별한 요리법이란 것이

ecomap.tistory.com

 

고구마를 섭외했으면, 적당히 큰 놈들로 골라 반을 갈라 준다. 먼저 살짝 쪄줘야 하는데, 반을 가르는 것은 잘 익고, 찐 후에 껍질을 벗기기 쉽기 때문이다.

고구마 반 가르기

 

반을 가른 고구마를 찜기에 올려 찜 솥에 넣고, 물이 끓어도 고구마에 직접 닿지 않을 만큼만 넣어준다. 물 닿으면 삶은 고구마가 된다. 주의하시라.

찜솥 물 붓기

 

적당히 고구마를 쪄준다. 자연건조가 아니라면, 말리며 어느 정도 열을 가하기 때문에 완전히 푹 쪄줄 필요는 없다. 나는 압력솥에 10분을 쪄줬는데, 막상 해보니 5분만 넘어도 될 것 같더라.

찜솥 열기

 

다 찐 고구마를 꺼내서 식힌다. 빨리 식히려면 선풍기를 이용하면 좋다. 바로 껍질 벗기고 썰려하면 뜨겁기도 하거니와, 물러진 고구마가 다 뭉개지는 대참사를 겪게 된다.

찐고구마 식히기

 

고구마가 충분히 식었으면, 껍질을 벗기고 적당한 크기(1.5~2cm 두께)로 잘라준다. 전처리는 끝났다. 이제 본격적인 실험이다.

고구마 잘라놓기

 

고구마 말랭이 만드는 방법 3종 비교

 

1. 전자레인지

 

고구마 말랭이 만드는 방법 실험 첫 번째는 가장 간편할 것 같은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잘라놓은 고구마를 서로 닿지 않게 접시에 담는다.

접시에 고구마 조각 올리기

 

주방용 비닐봉지를 씌우고, 작은 숨구멍을 내준다.

봉지에 숨구멍 내기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린다. 흔히 1분에서 2분 정도를 추천하더라. 나는 2분간 돌려줬다.

전자레인지 2분 돌린 후

 

2분 후 접시를 꺼내, 비닐을 벗겨내 충분히 식혀준다. 접시가 매우 뜨거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충분히 식히는 데 거의 2분 이상은 걸린 듯하다.

전자레인지에서 꺼내 식히기

 

이렇게 가열하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하며 고구마 말랭이 상태를 확인한다. 흔히 4~5회 정도 반복하라 하는데, 내 경우는 5번 반복했다.

전자레인지 고구마 말랭이 휘어보기

 

실제로 해보니, 네 번째까지는 고구마의 상태가 그냥 찐 고구마와 거의 다를 것이 없다가, 다섯 번째 돌리고 나니 갑자기 색이 변하고 딱딱해지더라. 전자레인지를 이용할 경우 고구마 상태가 한순간 급격하게 변할 수 있으니, 고구마 말랭이 상태를 잘 봐가며 시간과 반복 횟수를 섬세하게 조절해야 할 듯하다.

 

2. 에어프라이어

 

고구마 말랭이 만드는 방법 실험 두 번째는 최근 사용하기 시작한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했다. 혹시나 바닥에 눌어붙을까 봐 종이 포일을 깔고 고구마를 넣었다.

에어프라이어에 고구마 넣기

 

에어프라이어 온도를 200로 맞추고 10분간 가열해 줬다.

에어프라이어 온도조절

 

10분 후 고구마를 꺼내 뒤집어줬다.

에어프라이어 고구마 뒤집기

 

다시 통을 넣고 18010분간 가열해 줬다. 애초에는 200로 두 번 구워주려 했는데, 한번 굽고 나서 고구마 상태를 보니 온도가 너무 높다 싶더라. 해서 뒷면은 180로 낮췄다.

에어프라이어 고구마 말랭이 결과

 

결과는 일단 생각보다 훌륭했다. 냄새 좋고, 때깔도 노~랗고, 쫀쫀함과 쫀득거림까지... 일단 결과의 비주얼은 에어프라이어가 최고였다.

에어프라이어 고구마 말랭이 휘어보기

 

3. 오븐

 

고구마 말랭이 만드는 방법 실험 세 번째는 오븐을 이용해봤다. 먼저 오븐을 200로 예열했다. 예열하는 동안 오븐 석쇠나 판에 종이 포일을 깔고 고구마 조각들을 겹치지 않게 올려놓는다.

오븐 석쇠에 고구마 조각 올리기

 

예열된 오븐에 고구마를 넣고 10분간 구워준다.

오븐 200도 10분 굽기

 

10분 후 고구마를 꺼내 뒤집어준다.

오븐 고구마 뒤집기

 

오븐 온도를 180로 낮추고 다시 10분간 구워줬다. 이 경우도 애초에는 200로 두 번 구워주려 했었지만, 한 번 구워진 상태를 보니 아무래도 온도가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서 두 번째는 온도를 180로 낮춰줬다.

오븐에서 고구마 말랭이 꺼내기

 

오븐으로 고구마 말랭이를 만들어보니, 뭣보다 냄새가 가장 훌륭하더라. 비주얼도 괜찮았지만, 때깔도 쫀쫀함도 에어프라이어에는 밀린다. 아무래도 온도가 좀 높았던지 끝부분은 약간 검어지기까지 했다.

오븐 고구마 말랭이 휘어보기

 

고구마 말랭이 결과 평가

 

이렇게 해서 고구마 말랭이 만드는 방법 3종을 실험해봤다. 막상 해보니, 의외로 과정의 간편함은 셋 다 비슷했다. 언뜻 전자레인지가 편할 것 같았지만, 몇 번이나 넣었다 뺐다 하면서 고구마 상태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니, 그것도 나름대로 꽤나 피곤하더라.

고구마 말랭이 비교 실험 결과

 

만들어진 고구마 말랭이 품질은 전자레인지가 제일 꽝이었다. 한순간에 거무튀튀하게 변해버리는데, 이걸 알맞게 조절해 끊기가 거의 복불복 수준이다. 촉감이나 식감도 탱탱함이나 쫀득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너무 딱딱해 이빨 약한 어르신들은 씹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도 있겠더라. 맛도 그닥... 개인적으로 전자레인지 고구마 말랭이는 비추되시겠다.

전자레인지 고구마 말랭이

 

비주얼만큼은 에어프라이어 고구마 말랭이가 진정한 갑이었다. 때깔 좋지, 탱탱하지, 쫀득하니 휘어짐도 좋고, 약간은 바삭한 표면 질감까지 한 마디로 최고였다. 외모만큼은 판매되는 상품에도 안 밀릴 것 같더라. 하지만 씹어보니 식감이 약간 딱딱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단맛이 약했다. 물론 전자레인지 버전보다야 훨씬 낫지만, 막상 입안에서는 생긴 값을 제대로 못하는, 뭔가 약간은 2% 부족한 그런 느낌이더라.

에어프라이어 고구마 말랭이

 

그에 비해 오븐 고구마 말랭이는 끝부분의 너무 구워진 부분을 약간씩 잘라내야 할 만큼, 그 비주얼은 에어프라이어 결과보다 못했다. 하지만 냄새가 갑이었고, 손으로 휘었을 때보다 입안에서 더 탱탱하고 쫀쫀했다. 맛도 단맛이 확 올라온다. 같이 먹어본 사람들끼리는, 역시나 비싼 순서대로 맛있다는 교훈을 얻었다는... ~ 자본주의의 무서움이여!

오븐 고구마 말랭이

 

그 외에...

 

비교 실험을 해보니, 더 낮은 온도에서 몇 시간 걸려 만들면 더 좋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드물지만,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의 온도를 100이하로 해서 4시간 이상을 구워줬다는 레시피들도 간혹 있었다.

고구마 말랭이 결과 4

 

한데 문제는 전기 요금이다. 식품건조기는 그나마 소비전력이 500W 정도지만,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의 소비전력은 보통 1500W 또는 그 이상이다. 몇 시간 사용하면 대충 전기 요금이 300~1,500원 정도 드는 셈이다. 그나마 오븐이야 한 번에 왕창 넣고 만들 수 있고 맛도 괜찮으니 좀 낫다. 에어프라이어의 경우는 보통 그렇게 많이 넣을 수가 없다. 가성비가 더 떨어진다는 얘기다. 물론 불굴의 의지로 못할 거야 없겠지만, 원가가 그만큼 더 든다는 건 아무튼 감안해야 할 것이다.

 

참고한 문서들

 

건채 - 위키백과

구황작물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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