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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와 레시피/레시피

양미리 구이법 비교

by star dust 2020. 12. 24.

통째로 먹는 생선 양미리

 

난 사실 생선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회나 초밥은 좀 먹지만, 그 외에는 가끔 고등어나 삼치, 조리법은 구이나 조림 정도, 그것도 있으면 먹고 없으면 굳이 찾지는 않는다. 하물며 머리부터 다 먹는다는 생선은 아무리 주변에서 권해도 가급적 사양해왔다. 그 유명한 화개장터 은어 튀김조차 입도 안 대보고 사양했더랬다.

 

한데 정신 차리고 보니 우리 집에 양미리가, 그것도 1Kg씩이나 와버렸다. 같이 살고 있는 누군가가 주문해버렸다. 참고로 그 역시 머리부터 다 먹는다는 생선을 먹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평소 회조차도 잘 안 먹는다. 대체 뭔 바람이 불은 걸까? 샘플 한두 마리도 아니고 1Kg? 세어보니 무려 28마리가 들어있다. 오글오글 모여 있다. 누가 지들을 먹을지 두 눈 부릅뜨고 말이다. 생물 양미리, 싱싱하긴 하더라.

양미리 1Kg 팩

 

속초와 주문진에서 온 양미리

 

뭔 일인가 싶어, 어떻게 사게 됐는지 좀 들여다봤다. 강원도 속초와 주문진산 생물 양미리, 1Kg에 7천 원도 안 된다. 한 마리에 2464, 제철이라 그런지 싸긴 싸다. 거기다 구이 장면 하며, 노~오랗게 몽글몽글 알배기 사진 하며, 솔직히 당기긴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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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을 들여다보니. 속초와 주문진에서 당일 잡은 놈들을 육지로 올려, 지역 어머님들이 바로 그물코에서 한 마리씩 꺼내서 정리한단다. 이 추위에 분리 작업 참 힘드시겠다.

그물에서 분리 작업

 

얘들도 성질이 멸치만큼이나 급해 잡히는 족족 죽어버린단다. 그러니 생물이라 해도 수족관에서 헤엄치는 수준의 양미리는 볼 수가 없다. 보통 시장이나 마트에서는 생물이 없어 반건조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고. 여기서도 상황에 따라 생물로 포장해 보내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바로 40로 급랭하기도 한다고. 그 사정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우린 생물을 받았으니 운이 좋은 건가?

생물 양미리 정리

 

아무튼 기왕에 영접했으니 최대한 잘 구워 먹어보기로 했다. 마리수도 충분하니 알고 있는 생선 구이 방법을 죄다 시험해 비교해 보기로 했다. 그 방법이란, 1. 전통적으로 팬에 굽기, 2. 캠핑 그리들로 구워 캠핑 요리로, 3, 최근 많이 얘기되는 에어프라이어 생선구이, 그리고 마지막 4. 오븐 생선구이 네 가지다.

 

양미리 손질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최소한의 손질은 해야 한다. 그리고 양미리 손질은 정말 쉽다. 우선 흐르는 물에 살살 씻어준다. 벅벅 문지를 필요 전혀 없고 살살 씻으면 된다. 우린 생물로 받았지만, 급랭으로 받았다면 해동을 먼저 해주고 씻어준다.

 

다음으로 햄 구울 때처럼, 몸통에 3~5군데 정도 어슷하게 칼집을 내준다. 간도 잘 배고, 밀가루도 잘 묻고, 또한 혹시나 구우며 살이 부풀어 껍질이 터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칼집 넣기

 

이것도 생선이라고, 머리와 내장을 분리하고 꼬리지느러미를 잘라주는 사람도 있는 모양인데, 사실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일식집에서 자투리로 나오는 꽁치구이처럼, 머리, 꼬리, 내장 다 그대로 구워서 먹을 때 선택하면 된다. 믿어보시라. 오히려 그쪽이 정리가 더 쉽다.

 

다음으로 소금, 후추, 기름을 뿌려 살살 버무려준다. 씻을 때도 얘기했지만 살살이 중요하다. ‘벅벅하면 연약한 배가 다 터지고 알과 내장이 쏟아질 수가 있다.

양미리 시즈닝

 

그리고 마지막으로 밀가루를 묻혀준다. 나는 프라이팬과 캠핑 그리들 구이용에만 밀가루를 사용했다. 에어프라이어와 오븐 구이용에는 기름까지만 사용했다.

밀가루 옷 입히기

 

구이 방법 비교

 

첫 번째는 프라이팬 구이다. 먼저 팬에 생선이 반쯤 담길 만큼 넉넉하게 기름을 두르고 살짝 달궈준다. 그리고는 양미리를 얹고 중불 또는 약불로 3~5분간 굽는다. 밑이 노릇하게 올라오면 뒤집어 다시 3~5분 정도 굽는다. 끝이다. 너무 쉽다.

프라이팬에 굽기

 

두 번째는 캠핑 그리들 구이다. 그리들에 거의 잠길 만큼 넉넉하게 기름 두르고 바로 양미리를 얹는다. 그리고는 버너를 켜주고 아래 부분이 노릇해질 때까지 구워준다. 시간은 버너의 화력, 바람 등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르다. 역시나 밑이 노릇해지면 뒤집어 한 번 더 구워준다.

캠핑 그리들에 굽기

 

다음은 에어프라이어 구이다. 이 방법이 제일 쉽다. 에어프라이어 용기에 담고 200이상의 온도에서 10분 이상 구워준다. 온도에 따라 시간은 약간 달라질 수 있다. 어느 정도 구워졌으면 꺼내 뒤집어주고, 다시 10분 정도 구워준다. 생선 비린내 1도 없으니, 에어프라이어에 냄새 밸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에어프라이어 구이

 

마지막은 오븐 구이다. 먼저 오븐을 200이상으로 예열한다. 그러고는 적당한 용기에 담아 오븐에 넣고 10분 이상 기다린다.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익었으면 꺼내 뒤집어주고, 다시 오븐에 넣어 10분 정도 구워준다.

 

 

구이 결과 비교

 

우선 오븐 구이 결과부터. 결론적으로 오븐 구이 결과는 좋지 못했다. 색도 좋지 못하고, 너무 바짝 마르고, 약간 쭈글쭈글해진 비주얼까지, 촉촉함이 전혀 없었다.

오븐 구이 결과

 

하나 잡아 갈라보니 속도 건조 노가리 포처럼 퍽퍽해졌다. 바삭함을 너무 광적으로 추구한다면 모르겠지만, 알도 살도 다 퍽퍽해지니 이건 아니다 싶다. 아마도 양미리는 오븐에 굽기에는 몸집이 너무 작아 수분을 유지할 수가 없는 모양이다. 결론적으로 오븐 구이 결과가 가장 안 좋았다. 비추다.

오븐 구이 알배기

 

다음으로 에어프라이어 구이 결과. 이건 오븐보다는 좀 나았다. 좀 마르긴 했지만 대신 더 바삭한 느낌에 생선 냄새도 적게 나더라. 칼집 사이로 보이는 살도 탱탱함을 꽤나 유지하고 있었다.

에어프라이어 구이 결과

 

먹어 보니 냄새와 맛이 꽤나 담백하다. 속은 아주 촉촉하다기보다는 약간 건조하게 구운 생선의 질감이다. 알의 식감이나 맛도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 아마도 생선 잘 못 먹는 사람은 이런 맛을 더 좋아할 듯도 싶다. 다만 구울 때 너무 구워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구워야 하겠다.

에어프라이어 구이 알배기

 

프라이팬 구이 결과는? 당연히 노릇하게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이다. 냄새도 생선의 고소함과 튀김의 고소함이 뒤범벅, 군침 도는 냄새다. 정식 튀김만큼은 아니지만 꽤나 바삭함도 있다.

프라이팬 구이 결과

 

한 입 베어 물어보니 육즙도 풍부하고 고소하다. 장담컨대, 비린내 흔적도 없더라. 배를 갈라봐도 수분도 충분하니 먹음직스럽다. 개인적으로는 에어프라이어 구이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프라이팬 구이 알배기

 

마지막은 캠핑 그리들 구이다. 사실은 이쪽이 오늘의 추천이다. 가운데가 옴폭한 그리들의 특성상 기름에 충분히 담가져 아주 제대로 튀김이 되더라. 비주얼, 식감, 그리고 맛 모두 프라이팬 구이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었다. 말 그대로 겉바속촉에 탱탱 고소했다.

양미리 캠핑 그리들 구이

 

양미리는 한겨울이 제철이고, 12월 중순부터 알이 찬단다. 당연히 암컷만 알이 찰 텐데, 외모로는 암수를 구분할 길이 없어 알 먹기는 복불복이다. 하지만 알찬 놈들은 알에 영양을 집중해 살이 별로 맛이 없단다. 알이 없으면 대신 살이 차 맛있다니 꼭 불복은 아닐 듯도 싶다.

알 없는 경우

 

생선의 뼈, 내장, 껍질 등을 통째로 먹는 것이 정 어렵다면 그냥 구워서 손으로 멸치 똥 다듬듯 까서 먹어도 될 듯하다. 막상 구워놓으니 머리, , 내장, 껍질 등이 훨씬 더 손쉽게 분리되더라. 하지만 머리와 꽁지만 떼고 꼭 그냥 먹어보시라 권한다. 천하장사 미니 소시지처럼 말이다. 서두에서도 얘기했지만, 원래 생선 통째로 못 먹는 사람 말이니 믿어 보시라.

머리와 꼬리만 남기기

 

양미리와 까나리 이야기

 

먹는데 좀 골치 아픈 얘기 하나 해보자면, 양미리를 검색해보면 큰가시목 양미리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학명이 Hypoptychus dybowskii란다. 한데, 이놈 모습이 좀 이상하다? 내가 먹은 물고기는 저런 지느러미가 없었는데?

Hypoptychus dybowskii 그림
Hypoptychus dybowskii  그림 (Wiki Media Commons, Haplochromis)

 

그리고 몸길이도 10cm밖에 안 자란단다. 내가 먹은 건 20cm도 넘었는데 말이다. 심지어 상업성이 없어 절대로 잡지도 않는단다. 그럼 대체 내가 먹은 생선은 뭐였단 말인가?

까나리 두 마리

 

더 읽어보니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사실 그놈들은 다 까나리였던 것이다. 동해 지역에서는 예전부터 다 자란 까나리를 양미리라고 불러왔단다. 거기다 2006년부터 속초에서는 까나리를 놓고 양미리 축제를 열고 있는데, 이게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며 성체 까나리의 전국구 이름이 양미리가 되어 버렸단다. 까나리는 농어목 까나리과로 학명도 Ammodytes personatus로 아예 다르고 분류학적으로도 아예 먼 놈들이란다.

어린 까나리
어린 까나리 (Wiki Media Commons, Izuzuki)

 

어린 까나리는 비린내도 심하고 액젓으로나 담가 먹는데, 한겨울 다 큰 까나리는 양미리라는 이름으로 변신해 구이나 조림으로 먹는단다. 비린내 1도 없이 맛만 좋던데... ~ 내가 먹은 게 까나리였다니! 1박2일에서 야외취침 벌칙으로나 먹던 그 까나리였다니... 까나리~

 

참고한 문서들

 

까나리 - 나무위키

양미리 - 나무위키

양미리 - 위키백과

양미리(Korean sandlance) - Fish Illust

까나리가 크면 양미리가 된다는 소문의 진실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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