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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와 레시피/리뷰

청양줌마 미라인 쌀과자와 쌀강정

by star dust 2020. 12. 8.

과식자의 사정

 

요즘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과자를 많이 먹었다. 아니, 엄청 먹었다. 온갖 xx깡 시리즈를 시작으로, 치타 과자, 추억의 인디언 주식, 양파 동그라미 과자 등 거의 매일 1일 1봉 이상을 하고 있다. 1일 1포(posting) 해야 하는데, 엉뚱한 것에 꽂혀버렸다. 평소 군것질을 거의 하지 않다가 갑자기 너무 많은 과자를 섭렵하다 보니, 뭔가 좀 부대낀다. 과자 종류를 좀 더 순한 것으로 바꿔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뻥튀기 같은 것 말이다. 그러다 보게 되었다. 쌀과자와 쌀강정이라는 간식을.

수퍼마켓 과자 진열대

 

일단 쌀과자와 쌀강정, 둘 다 어쨌거나 뻥튀기의 한 종류다. 쌀가루를 밀가루에 섞어 만든 유사 쌀과자와 쌀강정이 아니라면 말이다. 뻥튀기란 대체로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들어온 식품의 한 가지로 얘기되곤 한다. 곡물류에 높은 온도와 압력을 가했다가 갑자기 해방시키면, 엄청난 폭음과 함께 몇 배에서 수십 배까지 부풀어지며 포슬포슬한 과자가 되는 원리로 만들어진다. 특히 뻥튀기가 나올 때 쯤, 뻥튀기 아저씨의 그 구수한 경고음 ‘뻥이요!’, 이 말은 세기를 넘어 여러 의미에서 국민 유행어로 살아남아왔다.

옛날 뻥튀기 모습

 

흔히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이 ‘이건 살 안 찌니까’라며 먹지만, 글쎄올시다... 뻥이요! 납작한 원반형 뻥튀기 한 장의 원료가 쌀 한 숟갈이니, 아무리 뻥튀기라도 대략 20장쯤 먹으면 밥 한 공기는 거뜬히 넘길 것이다. 그래도 살이 안 찔까? 물론 기름에 튀긴 것도 아니고 칼로리도 낮겠지만, 물만, 아니 공기만 마셔도 살찌는 체질이시라며?

팬 위의 뻥튀기

 

사실 나는 다이어트 생각은 전~혀 없지만, 요즘 계속되는 과식(과자 먹기)을 좀 순하게 바꿔보기 위해서라도 변화는 필요했다. 찾아보니 늘 그렇듯이, 몸에 좋다고 주장하는 과자들이 참 많더라. 그러다 문득 발견했다. 청양줌마 미라인 쌀과자와 쌀강정을. 정규 생산 라인에서 선택 가능한 구매 옵션은 현미, 양파, 구기자, 그리고 강정, 이렇게 네 가지였다. 첫 도전에 너무 많이 나가기는 싫어서 양파와 구기자는 제외하고, 나는 현미와 강정, 이렇게 두 가지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과자와 함께 온 인심

 

며칠 후, 반가운 택배가 도착했다. 요즘 집에 찾아오는 것들 중에는 택배만큼 반가운 것이 없는 것 같다. 아니, 택배만 반갑던가? 아무튼 반가운 손님맞이 겸, 왠지 햇살이 좋아 원래 놓여있던 자세를 조정해 연출 샷을 찍어봤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집 계단 참 멋져 보인다.

쌀과자와 쌀강정 도착

 

실내로 이송되어 개복 수술을 기다리는 택배 상자다.

택배 상자

 

한데, 상자를 열자 한눈에 확 들어오는 존재가 있더라.

택배 상자 개봉

 

호오~ 이것이 말로만 듣던 바로 그 손편지? 학교 때 이후로 처음 받아보는 손 편지다. 그때 그 편지는 7통으로 불리지 않으면 케네디의 불행을 내리겠다는 조건부 저주의 편지였지만... 아무튼 이 편지는 청양줌마가 쓰셨겠지? 마치 로또 꼴등이라도 당첨된 기분이었다. 거기다 그 내용을 보니, 첫 주문이라 미라인 쌀강정을 100g 대신 400g으로 넣어주셨단다. 앗! 이득^^, 4배 뻥튀기했다.

상자 안 손편지

 

어디 4배 뻥튀기 된 미라인 쌀강정을 한 번 볼까 하며, 미라인 현미 쌀과자 봉투를 꺼내는 순간, 앗, 앗!! 개이득... 아무 언질도 없이 말린 대추까지 넣어주셨다. 정말 대추 넣는 왼손이 한 일을 편지 쓰던 오른손도 모르게 슬쩍 처리해 주신 박애의 마음... 고마웠다.

상자 안 말린 대추

 

말린 대추를 대충 살펴보니, 대추 알알이 상처 하나 없이 윤기가 흐르는 것이 좋은 것만 골라 넣어주셨나 보다.

좋은 대추 상태

 

자! 이제 400g 쌀강정을 꺼내 보... 음? 나오기 싫은가? 뻥튀기 된 쌀강정 봉지가 온몸으로 상자를 가득 메우고 저항 중이다.

덩치큰 쌀강정

 

아... 400g, 크긴 크더라. 지금은 영화롭던 과거의 추억이 되어버린 노래방, 그곳에서나 먹던 베개 과자와 비슷한 사이즈 같다. 비교를 위해 100g 미라인 현미 쌀과자와 커플 샷 한 장 찍어봤다. 차이가 제법 난다.

쌀과자와 쌀강정

 

현실감을 위해, 언젠가 왕창 사뒀던 A4 용지 묶음과도 비교해봤다. 베개 과자가 아니라 A4 과자라 해야 하려나?

쌀강정과 A4

 

과자 포장 탐색

 

과자 리뷰를 해 보는 김에, 이왕이면 포장지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했다. 먼저 미라인 현미 쌀과자. 과자 포장 재질은 어찌 보면 옛날 반투명 유리가 생각나 촌스럽기도 하고, 또 다르게 보면 은근히 세련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봉지 겉면의 브랜드 이름이 ‘청양줌마’가 아니라 '줌마청양'으로 읽힌다. 디자이너가 한자 문화권이신가? 포장 디자인이 우상에서 좌하로 흐르는 느낌이다. 그런가 하면, 과자 이름은 '미현미 라인'으로 읽힌다. 아무래도 디자이너가 나와는 다른 읽기 감각을 가지신 것 같다.

현미 쌀과자 포장지

 

포장지 앞뒤로는 내용물이 잘 안 보이는데, 밑을 보면 훤히 보인다. 안이 잘 보이니 시원하기도 하고, 한편 안심도 되긴 하는데, 밑에서 훤히 보이니 뭔가 야릇하기도 하고, 아무튼 이 또한 디자인 감각이 뭔가 독특하다.

현미 쌀과자 포장지 아래쪽

 

보통 지퍼백이라 하던가? 한 번에 다 못 먹고 나눠 먹는다면 간단하게 다시 봉할 수 있게 지퍼백으로 되어 있다. 난 사실 과자를 뒀다 먹는 부류는 아니지만, 역시나 진짜 아줌마들이기에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아닐까 싶다. 보고 나니 맘에 든다. 사실 주변에는 과자를 반만 먹고 남겨뒀다, 한참 후에 다시 찾아서 먹는 사람들도 있다. 처음 봤을 때는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지만, 지금은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있다.

현미 쌀과자 지퍼백

 

재료 함량 표시도 깔끔하고 큼지막하니, 시원시원하다. 뭔가 숨기거나 감추지 않겠다는 당당함을 표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작은 글자는 잘 안 보이는 세대를 겨냥한 듯도 하고, 아무튼 이 부분도 맘에 들었다. 내용물은 현미와 맵쌀이 99%, 그리고 스테비아추출물 0.5%, 천일염 05.%로 구성되어 있단다. 참고로 스테비아추출물이란 설탕 대신 들어간 재료라고 한다. 뻥튀기는 만드는 과정에서 전분(녹말)이 덱스트린으로 변하는데, 소화는 잘 되는 대신 단맛이 없어진단다. 그래서 통상 뻥튀기는 감미료가 들어가게 된다고 하더라. 극장 팝콘에도 소금이나 버터 등이 들어가듯이 말이다.

현미 쌀과자 원재료 함량 표시

 

다음은 미라인 쌀강정. 맘에 드는 지퍼 백 아이디어는 여기도 채택되어 있다. 포장지 재질도 제법 두꺼워서 쉽게 찢어지진 않을 것 같다. 과자 다 먹고 나면, 뭔가 곡식, 고춧가루, 견과류, 통깨 등등을 보관하는 용도로 써도 좋겠더라. 그리 무겁지는 않지만, 제법 부피가 커서 한 손으로 들고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았다. 전체가 카메라에 잘 들어오질 않아서, 손에 힘을 잔뜩 주고 어렵게 찍었다. 손가락 저리고 팔 빠지는 줄 알았다.

쌀강정 포장지

 

쌀강정 원재료는 맵쌀튀밥 70%와 흑미튀밥 15%가 주재료이고, 그 이외에 물엿, 백설탕, 볶음들깨, 볶음호박씨앗, 볶음해바라기씨앗이 들어갔단다. 이 중 볶음호박씨앗과 볶음해바라기씨앗은 중국산과 불가리아산이란다. 전부 국산 아닌 것은 좀 아쉽다 할 수 있겠지만, 가격이나 수급 등에서 필시 어른들의 사정이 있었으리라.

쌀강정 원재료 함량 표시

 

본격 시식 평

 

미라인 쌀강정부터 먹어봤다. 맛을 보니 강정의 달달함이 확 와 닫기 보다는, 여러 곡식이나 견과류의 고소한 맛이 더 특색 있었다. 자세히 보니 볶음들깨, 볶음호박씨앗, 볶음해바라기씨앗 등이 보인다.

쌀강정 하나

 

더 자세히 찍어봤다. 윤기가 반들반들한 게 제법 먹음직스러웠다. 그런데 지금 사진으로 보니, 안 좋은 화질에서 보면 흑미 튀밥이 어떤 벌레를 연상시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꼭 좋은 눈, 좋은 화질로 보시길...

쌀강정 확대 사진

 

맛은 지금까지 먹어본 강정들 중에서는 비교적 단맛이 덜한 편이라고 하겠다. 이런 맛을 담백함에 가깝다고 할까? 식감은 부드럽지도, 그렇다고 아주 딱딱하지도 않은 중간 정도라 하겠다.

 

다음으로 미라인 현미 쌀과자를 먹어봤다. 생긴 모양은 나초 같은 삼각형이다. 맛은 쌀강정 형제라 그런지 역시나 담백했다. 단맛도 짠맛도 덜했다. 식감은 보통의 뻥튀기보다는 좀 더 딱딱했다. 작은 뻥튀기라고 생각했다면 생각보다 딱딱해 놀랄 수도 있겠다.

쌀과자 하나

 

먹어보니 불량식품에 길들여진 내 입맛에, 미라인 현미 쌀과자는 뭔가 좀 허전했다. 어른의 맛이 없다고 할까? 착한 것까지는 알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명색이 과자인데, 이렇게 착하기만 해서 될까 하는 생각을 떨치기가 어려운 정도랄까? 아무튼 편의점 짭짤이들에 익숙한 입맛에는 약간 허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뭔가를 보태 맥주 안주로 먹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 아무 맛도 없는 크래커에 참치 같은 것을 올려먹기도 하지 않는가? 카나페라던가? 급한 대로 간단하게 체다 슬라이스 치즈와 토마토케첩으로 모양을 만들어 봤다.

쌀과자로 만든 맥주 안주

 

음... 역시 뭔가를 첨가하니 한결 나아진다. 하는 김에 뭔가에 찍어 먹어 보기로 했다. 일단 누구라도 냉장고 안에 하나씩은 다들 가지고 있다는 국민 소스, 지우게도 찍어먹게 된다는 케첩과 마요네즈다.

 

역시 이 버전도 내 입맛에는 그냥 먹는 것보다 더 좋았다. 그런데 이렇게 이것저것 첨가해 먹으려면 그냥 마트 과자를 먹는 것이... 음... 아니다. 아무래도 순한 과자를 찾았으니 내 선택에 당당히 책임을 지고, 순한 맛에 적응하는 시간을 좀 더 가져봐야 할 것 같다. 팝콘과 콜라 대신, 쌀과자나 쌀강정과 맥주를 놓고 영화라도 한 편 보면서 말이다.

쌀과자 쌀강정과 영화

 

마지막으로 사족 하나... 코로나는 당신이 어디 가서 뭘 하는지 다 보고 있다. 주어진 쌀과자와 쌀강정에 만족하고 가급적 집에서 잘 지내보자. 저 멀리 바다 건너에는 뻥튀기 쌀로 배를 채우고 있다는 인도 사원의 원숭이들도 있다던데 말이다.

 

뻥튀기 쌀로 배 채우는 인도 원숭이들

[가우하티=AP/뉴시스]인도 전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봉쇄된 가운데 23일(현지시간) 인도 가우하티의 한 힌두교 사원 인근에서 원숭이들이 사회복지사들이

www.newsis.com

 

참고한 자료들

 

뻥튀기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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