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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과 여흥/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 11회, 12회 리뷰

by star dust 2021. 1. 16.

중의적 표현에 의한 만성 밀당 증후군

 

다시 돌아온 김해경(송승헌)에게 우도희(서지혜)는 취중 고백을 했다. "저 기다렸거든요, 기다려달라고 얘기해 주길"이라며. 그럼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당장은, 사과해야겠지. 한데 이 아가씨, 그 취한 와중에도 '중의적 표현에 의한 말 돌리기'와 같은 초고급 밀당 기술을 보여주신다. 지나간 첫사랑에 대한 얘기였다는 듯이, "6년을 만났는데 어떻게 말 한마디 없이"란다. 아니면 사실은 안 취했던 걸까? 그러며 '식은 고기 되살리기' 드립을 섞는다. 무리스럽다. 역시 안 취했나 보다. 되살리기가 아니라 재활용이겠지. 그리고 사랑은 재활용이 안된다.

 

이후 해경은 대신 혼나던 황제펭귄 새끼와 서지혜를 부축하며 돌아가잔다. 이때 맞춰 김해경의 어머니 이문정(전국향) 작가께서 아들의 데이트 현장을 급습한다. 지난 회 소개팅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철수했던 비서 이병진(김서경)의 뒤끝 제보 덕분이다. "지금 엄청 예쁜 여자랑 같이 있다"... 상황 자체가 대단히 짜증 난다. 이것도 제작진에 의해서 의도된 것일까? 거기에 이어지는 대사, "누구실까? 이 예쁜 아가씨는~"이란다. 그리곤 대뜸 이름을 묻는다. 누가 봐도 인사불성 아가씨에게 말이다. 상식이 통하질 않는 세계다.

 

송승헌은 잔뜩 굳은 표정으로 "제 여자 친구"란다."란다. 맞지. 그리고는 "데이트 중"이란다. 그것도 맞지. 엄마 반항을 핑계로 고백 비슷한 말을 해버린 송승헌. 이분들 이 와중에도 중의적 표현으로 밀당 중이시다. 정말 배우신 인텔리 분들이다. 차로 바래다주는 송승헌, 역시나 서지혜는 안 취했었다. "왜 안 물어봅니까?"란 송승헌의 질문에, "사생활은 궁금해하지 않는다. 우리 룰이잖아요"란다. 부뚜막 위에 올라앉은 고양이...

 

내리는 우도희에게 딸기우유를 건네는 김해경. 커피우유 타령하는 여자에게, "존중해 주시죠"라는 남자. 진짜 좋아하는 걸까, 음식 취향을 바꿔볼 만큼? 다음날 잠에서 깨고, 사라진 홍조와 맨 정신으로 좋았던 시간과 창피했던 순간들을 함께 회상하는 서지혜. 또 펭귄을 괴롭힌다.

 

거식증 산다라박 전복죽 치료

 

다음날 김해경은 거식증 환자 박 산다라, 그래 산다라박 말이다. 그 연예인 환자를 치료한다. 그런데 설마 진료차트에 있던 정보들은 다 가짜겠지? 주소, 전화번호, 몸무게 등 말이다.

 

우스꽝스런 설정과 생각보단 자연스러운 아이돌 출신의 연기, '하얀거탑'이던가, 언제부턴가 수술 배경음악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김명민의 그 음악, "짠짠 짜자잔~"을 깔고 벌어지는 대 환장 요리 생난리 쇼, 김수미 목소리의 찬조 출연, 그리고는 전복죽을 통한 치료는 성공한다. 맛있겠다.

 

 

한편, 우도희는 진노을(손나은)의 백만 하트 공약과, B급 감성에 대한 의도적 칭찬에 넘어가 정재혁(이지훈)과의 프로그램 제작을 수락한다. 앞뒤가 안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남자 친구와 진도 때문에 너그러워진 것 같기도 하고... 그러고는 뜬금없이 어젯밤 해경 어머니에게서 받은 책을 펼쳐 든다. '그날 밤 그는 내 마음에 불을 지폈다'라는, 너무나도 촌스러운 글귀에 자기 암시된 서지혜, 송승헌과의 키스신 꿈을 꿔버린다. 정말 '피암시성' 끝판 왕이시다.

 

참으로 간만에 TV로 본 독서실 자세의 잠에서 깬 도희, '저녁 같이 드실래요?'라는 해경의 문자가 도착한다. 그렇지, 뭘 좀 아네, 이 친구. '어제 무리했으니 오늘은 좀 쉬게 두는 게 좋겠지'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솔로다. 이 세상 룰은 그렇게 돌아가질 않는다. 그리고 누구나 아는 사실이겠지만, 현실에서 공부하다 잠들면 절대 이런 좋은 소식과 함께 깨어날 수가 없다. 최악의 불행한 메시지만 아니어도 감지덕지다. 타이밍이 너무 좋았다는 얘기다.

 

이번에는 참치회와 정종이다. 아마 사케가 아니라 청주였겠지? 도희의 사진 찍기와 해경의 잘난 척, 그리고 김기리와 김지민을 연상시키는 어색한 웃음과 티격태격 대화, 모두 나름대로 데이트의 정석이라면 정석이겠다. 그 와중에 도희는 옛 첫사랑이 초고추장에 찍어 쌈 위에 얹어주던 회를 생각한다. 용서할 수 없는 과거란다. "쌈장에 찍어야 제맛"이라는 둘. 역시 남자의 할 일은 맛집 수색까지다. 먹는 방법까지 강권하면 망한다. 특히 뭐라 할 수 없는 귀여운 표정으로 권하면 더욱 망한다.

 

딸기우유 용서하고 펭귄 괴롭히기

 

다음날 아침 서지혜, 이번에는 태진아의 '오다가다 그녀'에 맞춰 춤을 춘다. 펭귄과. 저리 좋을까? 그런데 이 아가씨,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이후 로코 연기가 왠지 손예진을 연상시킨다. 좋긴 한데, 다소 아쉽다. 앞으론 달라지려나? 누구에게나 그만의 색깔이란 중요한 거니까 말이다.

 

회사에 출근한 우도희, 2N Box에는 진노을의 '빚투' 뉴스가 알려진다. 그런데 이 '빚투'라는 말, '미투'에 빗댄 말이라며? 그럼 좀 그런데... 둘은 엄연히 차원이 다른 문젠데... 그냥 '사기 의혹' 정도가 낫지 않을까? 아무튼 우도희는 책임지고 하차하겠다는 진노을도 설득하고, 프로그램 덮자는 남아영(예지원)도 설득한다. 마트 쇼핑과 함께 예지원을 설득하는 서지혜, 늘 짝으로 쟁여놓던 커피 유유를 제치고 딸기우유를 산다. 초고추장 첫사랑은 용서가 안되지만, 딸기우유 송승헌 취향은 괜찮단다.

 

김해경에게 진노을의 실검 1위 소식을 알리는 강건우(이현진), 이 친구 오지랖도 태평양 급이다.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며 불편해하던 송승헌, 결국 손나은을 찾는다. 미련이란... 손나은은 방송에 함께 출연해달라 '요구'하고, 송승헌은 "너 정말 나한테 이러면 안 되는 거야"라며 언성을 높인다. 심지어 막 들어오며 무슨 일이냐는 강건우에게도, "한 번만 더 이런 일로 부르면, 그땐 너도 안 본"단다. 왜 이렇게까지 흥분해야 하지? 다음 이어질 손나은의 슬픈 연기를 이어 주기 위해서? 잘 모르겠다.

 

그날 저녁, 우도희는 임소라(오혜원)와 술을 마신다. "집이야~?"라며 문자를 보낸 보스 남아영, 도희 집으로 찾아간다. 서지혜는 없고, 키에누(박호산)의 지금 막 내린 커피 대접을 받는다. '파나마 라 에스메랄다 게이샤' 커피의 유래를 위키스럽게 줄줄 읊어대는 박호산, 의심스러워 네이버 아닌 데버(Dever) 블로그를 검색해보는 예지원, 어색하지 않은 이들의 인연도 하나씩 진행형이다.

 

불지핀 송승헌, 선넘은 서지혜

 

화장실 간 사이 빌린 우도희 휴대폰을 이용해 김해경과 유령 약속을 신청한 임소라. 도희에게는 캠핑을 가잔다. 다음날 글램핑장에 도착한 그녀들, 너무나도 뻔해 보이는 연기로 와인을 사러 간다며 자리를 뜨는 소라, 도희는 짐을 옮기고 얌전히 기다린다. 다 알고 있다는 듯. 소라 대신 나타난 해경에 놀라는 표정과 대사까지도 다 알고 하는 짓 같다. 심지어 해결이 나타난 이유도 바로 납득, "저녁 같이 드실래요?"란다.

 

목살 넣고 김치찌개 끓이는 송승헌, 고기 굽겠다는 서지혜에게 토치 불은 멋지게 붙여줬는데, ... 돌아와 칼질하는 손이 요리손이 아니다. 산다라박에게 해줬던 전복죽의 재료 다지던 손은 뭐였을까. 고기를 굽던 서지혜, '불이 너무 세서 고기 다 타겠네'라며 나름 손에 땀을 쥐고 보던 순간, 옷에 불을 붙여버린다.

 

놀란 서지혜, 잠시 난리 법석이 벌어졌고, 다급한 송승헌은 자신의 외투로 서지혜를 감싸 불을 끈다. 급한 와중에 넘어진 두 사람, 다행히 송승헌이 밑에, 그리고 서지혜가 위로 쓰러졌다. "뭐 하시는 거"냐는 서지혜, 송승헌은 대답한다. "불 껐잖아요"라고. 아님 뭐겠는가. 질문이 참...

 

옷 갈아입으러 텐트 안으로 들어간 우도희, 술도 안 마셨는데 볼이 새빨갛다. 맘만 먹으면 언제라도 만취 연기가 가능하겠다. "아니, 불을 끈 거야, 지핀 거야?"라는 우도희, '그날 밤 그는 내 마음에 불을 지폈다'던 그 촌스런 멘트가 다시 깔린다. 순간 Sam Brown'Stop' 음악이 깔리며, 실루엣이 텐트 불빛 안에서 춤을 춘다. , 그런데 이 목소리 주인공, Sam Brown은 흑인이 아니다. 정말 이젠 창법이나 말투만으로는 흑백이나 국적을 구별 못하겠더라.

 

해경의 각종 요리와, '빡빡' 씻어 되살린 탄 고기, 그리고 와인을 마시며 둘은 캠핑 분위기를 낸다. 사진 찍기에, 모닥불 연기에, 별똥별 소원 얘기에, 서로 "마음이 춥질 않았으면 좋겠다"는 서지혜. 갑자기 차분한 목소리로 "우리 그만해요, 디너메이트"란다. 무슨 얘기냐는 송승헌, "내가 룰을 어겼어요. 선 넘었어요, 내가"라는 서지혜의 고백이 이어진다. ... 매번 반복되며 조금씩 수위를 높여가는 고백 엔딩과 되돌이표처럼 자꾸만 돌아가는 관계... 분명 앞으로 안 나가는 건 아닌데, 나간 자리가 보이질 않는 배 같달까? 기다려 보는 수밖에...

 

참고한 문서들

 

저녁 같이 드실래요? 공식 홈페이지 - MBC

청주()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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