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 관한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는 의미로 1995년 본초자오선 위에 섰던 날을 떠올려 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제가 지도를 만드는 사람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10년이 넘도록 저는 지도와 함께 살아오고, 지도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삶의 이야기를 담은 좋은 지도를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그리니치 천문대에 가면 바닥과 건물에 그리니치 자오선을 표시해 두었습니다. 이 위에서 사진을 한장 박아야만 하는 관광객의 마음은 세계 어디에서 온 사람이건 비슷합니다. 제가 다녀온 이후로 레이저빔과 시계도 설치되었다고 하네요.
본초자오선(prime meridian)이란 경도가 0°인 자오선을 말합니다. 영국 런던 교외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이 선을 기준으로 동쪽으로 가면 동경 xxx도의 경도를 가지는 동반구, 서쪽으로 가면 서경 xxx의 경도를 가지는 서반구가 되지요. 또한 본초자오선은 세계표준시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위도의 기준이 되는 적도는 물리적으로 정의됩니다. 즉 지구 자전축과 직각을 이루는 선입니다. 반면 경도는 북극과 남극을 이은 수많은 선들 중에서 자의적으로 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19세기말까지도 각 나라마다 서로 다른 자오선을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884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 자오선 회의에서 영국 그리니치 자오선이 세계 표준으로 정해졌습니다.
여기까지.. 인줄 아셨다면 한가지 어려운 이야기가 더 남아있네요.
사실 그리니치 자오선은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지도의 좌표체계의 경도 원점이 아닙니다. 구글어스에서 확인해 볼까요? 빨간 동그라미 친 곳이 제가 사진을 찍었던 곳입니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GRS80 (=WGS84) 좌표체계의 본초자오선을 기준으로 보면 그리니치 자오선은 서경 5.3초 정도 된다고 합니다. 100m 남짓의 거리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이것은 지구의 모양을 측량하는 측지학이 발달해 온 역사와 관련이 있고, 몇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다고 합니다.
그리니치 천문대 바로 옆에 있는 영국 국립 해양박물관(National Maritime Museum) 사이트에 자세한 설명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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