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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와 레시피/에코맵 이야기

지도 이야기를 시작하며... 본초자오선에서

by star dust 2009. 1. 10.

지도에 관한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는 의미로 1995년 본초자오선 위에 섰던 날을 떠올려 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제가 지도를 만드는 사람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10년이 넘도록 저는 지도와 함께 살아오고, 지도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삶의 이야기를 담은 좋은 지도를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본초 자오선 머릿돌






그리니치 천문대에 가면 바닥과 건물에 그리니치 자오선을 표시해 두었습니다. 이 위에서 사진을 한장 박아야만 하는 관광객의 마음은 세계 어디에서 온 사람이건 비슷합니다. 제가 다녀온 이후로 레이저빔과 시계도 설치되었다고 하네요.


본초 자오선 위에서 기념 촬영




본초자오선(prime meridian)이란 경도가 0°인 자오선을 말합니다. 영국 런던 교외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이 선을 기준으로 동쪽으로 가면 동경 xxx도의 경도를 가지는 동반구, 서쪽으로 가면 서경 xxx의 경도를 가지는 서반구가 되지요. 또한 본초자오선은 세계표준시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위도의 기준이 되는 적도는 물리적으로 정의됩니다. 즉 지구 자전축과 직각을 이루는 선입니다. 반면 경도는 북극과 남극을 이은 수많은 선들 중에서 자의적으로 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19세기말까지도 각 나라마다 서로 다른 자오선을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884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 자오선 회의에서 영국 그리니치 자오선이 세계 표준으로 정해졌습니다.

본초 자오선과 경위도





여기까지.. 인줄 아셨다면 한가지 어려운 이야기가 더 남아있네요.
사실 그리니치 자오선은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지도의 좌표체계의 경도 원점이 아닙니다. 구글어스에서 확인해 볼까요? 빨간 동그라미 친 곳이 제가 사진을 찍었던 곳입니다.

현재 본초 자오선과 차이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GRS80 (=WGS84) 좌표체계의 본초자오선을 기준으로 보면 그리니치 자오선은 서경 5.3초 정도 된다고 합니다. 100m 남짓의 거리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이것은 지구의 모양을 측량하는 측지학이 발달해 온 역사와 관련이 있고, 몇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다고 합니다.
그리니치 천문대 바로 옆에 있는 영국 국립 해양박물관(National Maritime Museum) 사이트에 자세한 설명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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