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하루카 고구마 후기 - 고구마 변신기
고구마 이 글은 내게 있어 고구마의 이미지 세탁에 관한 기록이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고구마 몇 가마와 라면만으로 그해 겨울을 때웠던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별로 특별한 요리법이란 것이 없어서, 그저 굽거나 찌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었다. 결국 밥상 위에는 라면, 군고구마, 라면, 찐고구마, 다시 라면... 정말 내게는 눈물, 아니 신물 없이는 회상하기 어려운 웃픈 기억이다. 그때의 트라우마인지, 그 이후로 나는 고구마를 별로... 한데 나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부모님 없는 집에서 라면 맘 놓고 먹겠다고 놀러 왔던 코흘리개 친구들, 걔들도 고구마를 보고는 낯빛이 싸~악 변했었다. 그렇게 그해 겨울, 고구마는 동네 애들에겐 공공의 적이 되었더랬다. 한데 이게 웬일? 21세기 새 천년에 접어드니..
2020.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