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A-ha)의 Take On Me
추천사 오늘은 아하(A-ha)의 바로 그 노래, 아니 바로 그 뮤직비디오, Take on me다. 뭐든 해야겠지만, 도무지 뭘 할지 모르겠던 학창 시절의 어느 주말, 배불뚝이 진공관 TV에서 세상 처음 보는 스타일의 장면들과 음악이 흘러나왔다. 억울해서라도 뭔가 해야만 되겠다는 생각마저 말아먹어 버리고, TV 속 뽀로로 앞에 넋 놓고 굳어버린 아이들처럼, 그렇게 충격받았던 바로 그 뮤직비디오다. 4:3 비율의 화면, CG 아닌 연필화 스타일의 만화(로토스코핑 기법),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잇는 기법의 어색함, 등장인물들 패션의 촌스러움, 모튼 하켓 춤의 어정쩡함 등, 사실 요즘 아이들의 시선으로 볼 때 이 뮤비는, 정보화시대를 여는 고대 유물쯤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만화 장인들의 솜씨, 제대로 된..
2021. 1. 30.
닭볶음탕 캠핑요리
캠핑 그리들 닭볶음탕 닭볶음탕, 참 매력적인 음식이다. 어찌 보면 토속스럽고, 달리 보면 추억스럽기도 하고, 또 한편 은근히 비싸고 고급스럽기도 하다. 아주 익숙한 음식인 것 같은데, 의외로 먹기는 쉽질 않다. 주변에 닭볶음탕 맛있게 하는 집 별로 없고, 굳이 찾아서 가보면 1시간 전 미리 예약이 필요하거나, 그게 아니라도 먹기까지 제법 오래 기다려야 하고, 가격도 은근 만만치가 않다. 그런 닭볶음탕을 캠핑 요리로, 그것도 간편하면서도 2인 기준 만 원 정도의 저렴한 비용에 해 먹을 수가 있다. 이름하야 캠핑 그리들 닭볶음탕, 사실 캠핑 요리라는 것이 은근 뻔한데, 얼큰 달달한 닭과 감자, 그리고 마지막에는 밥이나 면을 볶아서 먹을 수 있는 이 아이템, 생각보다 괜찮다. 캠핑 그리들은 아래 글을 참고 하..
2021. 1. 29.
사라 본(Sarah Vaughan)의 Lullaby of Birdland, 그리고 여히나(Yuhina)의 휴전
분기탱천의 시작 한 주가 새로 시작된다. 새롭다는 것은 늘 뭔가 설레게 한다. "그래, 이 주부터는 새로운 사람이 돼서 더 잘해보자!" 이렇게 마음을 다졌는가?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상황은 마음과 다르게 전개된다. 날도 꾸물꾸물, 영~ 컨디션이 좋질 않다. 거기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아니, 지가 뭘 잘했다고, 아침부터 가족들이 내게 짜증을 낸다. 꾹 참고 잘해줬다.. 쌓인다. 꾸역꾸역 참고 출근해보니 여기저기 죽을상이다. 거기에 오전부터 위에서, 아래에서, 심지어 옆에서도 자꾸 쑤셔댄다. 답답한 마음에 쥐꼬리만한 위로라도 받고자 친구에게 문자를 넣어본다. 아~ 친구라는 놈마저 잘난 척이나 해대고, 네가 배가 불러서 그런다는 둥, 남의 속 모르는 답변만 온다. 폭발할 타이밍인가? 워~ 워~, 분기탱천한 당..
2021. 1. 22.
육회, 집에서 편하고 맛있게
육회, 가끔은 너무 생각나 육회, 엄연히 회 요리 중에 하나다. 보통은 가늘게 채 썬 생 소고기를 참기름 기반의 간간한 양념에 버무려 먹는다. 요즘은 흔히 달걀노른자를 얹는데, 노른자에 코팅되면 그 맛이... 음... ‘말해 무엇해’ 바로 그 맛이다. 생전 안 먹어 봤으면 모를까, 이미 육회 맛을 본 나는 정말이지 아주 가끔 육회 생각이 간절할 때가 있다. 하지만 요즘 가격도 그렇고, 트림과 방귀로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범 중 하나이기도 하고, 식량 생산의 효율 측면에서도 참 거시기해서, 소고기에 쉽게 손이 가질 않는다. 하물며 탕, 전골, 구이도 아니고 육회라... 그저 생각만 하고 지나갈 때가 꽤 있었다. 한데 집에서 저렴하면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육회가 있더라. 아주 약간의 죄책감을 떠안고서,..
2021.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