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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와 레시피/24절기

우수 이야기 – 놀이, 먹거리, 속담, 기후 등

by star dust 2021. 2. 17.

 

24절기와 황도좌표계 등에 대한 설명, 그리고 24개의 절기들에 대한 목차는 아래 글을 참고하시라.

 

24절기를 이해하다

24절기 24절기(절기, 이십사절기, 二十四節氣)란 한중일 등의 동아시아 지역에서 계절과 기후의 표준점으로 사용하고 있는 24개의 날들로, 1년(태양년)을 태양의 황경(黃經)에 따라 24 등분해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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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란?

 

우수(雨水)24절기의 두 번째 절기로, 입춘과 경칩 사이에 있는 음력 정월의 중기이다. , 우수가 드는 달이 음력 정월(1)이 된다. 첫 번째 절기인 입춘 후 15일 후인 양력 219일경으로, 태양이 황경 330°에 드는 날이며, 그레고리력으로는 50번째 날이며 윤년도 같다.

눈 녹은 비

 

우수(雨水)라는 말은, 일단 글자 그대로 볼 때 빗물이라는 뜻인데, 눈이 비가 되어 내리고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되기 시작하는 날로 해석되고 있다. 겨울 추위가 풀리고 봄기운이 돋아 식물이 싹트기 시작하는 절기이다.

 

우수의 기후

 

우수의 기후를 잘 설명해주는 얘기가 있다. 옛날 중국 사람들은 우수 날 이후 경칩까지의 보름 동안을 5일씩 나눠 3후로 구분했단다. 그중 첫 번째 5일은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고, 물을 맡아 다스리는 수신에게 제사를 지낸다고 했다. 그 뒤 두 번째 5일간에는 추운 지역의 새인 기러기가 다가오는 봄기운을 피해 북쪽으로 날아간다고 했으며, 마지막 5일에는 초목에 싹이 트기 시작한다고 했단다.

수달 두 마리

 

흔히 이 무렵에는 꽃샘추위가 잠시 기승을 부리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우수 정도 되면 날씨는 풀리고, 봄바람이 불어오며, 얼었던 강도 녹고, 풀과 나무에는 싹이 돋기 시작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수 날 실제 기상

 

그럼 실제로 지난 30년간 우수 날의 날씨는 어땠을까? 기상청의 30(1991~2020)간 서울(지점번호 108)의 우수 날 기상자료를 살펴봤다. 일단 기온은 보름 전 입춘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어도, 분명히 약간은 더 따뜻해졌음을 알 수 있다. 평균 기온이 영하 이하로 내려간 날의 수는 많이 줄었고, 최고 기온도 영상 10(입춘의 경우)에서 15로 약간 높아졌다.

 

우수 30년간 서울 기상

 

우수 날 가장 추웠던 해는 1991, 1996, 2012, 그리고 2017년이었고, 반대로 가장 따뜻했던 해는 1994, 1998, 2004년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우수라는 이름과는 달리 눈비가 온 날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30년간 단 세 번만 눈비가 살짝 스치는 정도로 왔는데, 그나마도 의미 있는 5mm 이상의 눈비는 한 번도 없었다. 비 없는 빗물의 날 우수(雨水)라니...

 

우수의 풍습과 음식

 

우수는 정월의 두 번째 절기로, 보통은 최대 명절들 중 하나인 설날과 정월 대보름 사이에 끼어있게 된다. 고래 둘 사이에 끼인 새우처럼 존재감은 많이 희박하고, 우수 고유의 풍습이나 음식 같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정월대보름의 문무대왕릉
정월대보름의 문무대왕릉

 

하지만 설날이나 정월 대보름은 최대 명절들로 그 사이 15일 동안이 죄다 축제일이었었다. 심지어 이 시기에는 빚 독촉도 하지 않았단다. 하니 설날 못 다한 놀이, 설날 남은 음식들, 그리고 정월 대보름에 할 놀이의 예행연습, 정월 대보름 준비 음식들이 모두 우수 날의 놀이이자 음식이었지 않았을까 싶다.

정월대보름 축제

 

시기상 설날은 입춘과 더 연관되므로, 정월 대보름 중심으로 우수의 풍습을 보면, 우선 액막이 연 날리기가 있다. 정월 대보름 풍습이긴 하지만, 날만 괜찮으면 대보름 전까지는 날짜 안 가리고 연 날리기를 했을 것이다. 다만 대보름 이후에도 연을 날리면 손가락질 받았다고 한다. 놀기만 한다고.

방패연과 제기차기

 

다음으로는 불놀이야로 유명한 쥐불놀이가 있다. 정월 대보름 날이 피크이긴 하지만, 어차피 예전에는 우수 날에도 논둑이나 밭둑에 불을 놓는다고 했으니 말이다. 또한 그 격렬함과 피해로 악명 높은 돌팔매 싸움놀이, 석전이 있었다. 줄다리기나 달집 태우기 예행연습도 우수 즈음의 놀이였을 것이다.

쥐불놀이

 

우수 즈음의 음식으로는, 설날에 이어 계속 먹던 떡국과 만둣국이 있다.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준비 중인 부럼, 귀밝이술(이명주), 팥죽 등도 우수 즈음에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다.

 

그 외에 오곡밥, 진채(陣菜, 묵은 나물이라는 뜻)라 하여, , 버섯, , 순무, 무잎, 오이, 가지껍질, 호박잎, 도라지, 콩나물 등 가능한 재료를 이용해 만든 나물도 정월 대보름을 앞둔 우수 즈음에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오곡밥과 나물들

 

, 밭두렁 태우기

 

우수의 풍습으로 전해지는 것 중 하나가 논밭 태우기다. 그 해석이야 전년에 남은 해충들을 함께 태워 병충해를 방지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옛날에야 어땠을지 모르지만, 지금에 와서 이런 해석은 과학적 근거도 없을 뿐 아니라 틀렸다. 농촌진흥청에서 논두렁 밭두렁 태우기의 효과를 연구해봤더니, 병충해 방제에는 아무 효과도 없을 뿐 아니라, 농사에 도움이 되는 거미, 달팽이, 지렁이 등 익충들만 다 죽여, 오히려 농사에 불리하단다.

들불

 

거기다 이른 봄 논, 밭두렁 태우기는 산불 등 화재의 위험도 크단다. 실제 산림청의 통계를 살펴보면, 전체 산불의 약 20%가 논, 밭두렁 태우기로 인한 것이었단다. 여기에 사실상 논, 밭두렁 태우기와 비슷하거나 함께 하는 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것까지 더하면 약 30%정도라니, 10중 셋은 농업 쓰레기도 태울 겸 논 밭두렁에 놓은 불 때문이라는 것이다.

산불에 도망가는 아이들

 

산불은 한 번 발생하면 그 피해가 매우 크다. 재산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괜히 애꿎은 소방관들이 연기로 질식하거나 화상을 입는 등 피해를 본다. 뿐만 아니라 생태계 파괴, 미세먼지와 대기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또한 막대하다. 심지어 큰 과태료가 부과되는 등 법적 처벌까지도 받는다. 결론적으로 논, 밭두렁 태우기는 아무런 실익 없이 당사자부터 온 사회까지 다 큰 피해를 입는, 지금은 반드시 사라져야만 할 악습이라 하겠다.

호주 산불

 

우수의 속담

 

우수 날에는 관련된 속담도 그리 없다. 역시나 존재감이 많이 떨어지는 절기인지라, 농담이나 교훈에 활용되는 일도 적었던 듯하다. 아무튼 우수와 관련된 속담들은 찬 기운이 녹아 사라진다는 얘기들이다.

 

  • 우수 경칩이면 대동강도 풀린다 우수 경칩에는 날씨가 풀린다는 얘기
  • 우수 뒤의 얼음같이 뭔가가 슬슬 녹아 없어짐을 의미

평양 대동강 전경
평양 대동강 전경

 

참고한 문서들

 

우수 - 위키백과

우수(雨水)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우수 - 나무위키

논 밭두렁 태우기오해와 진실 세이프타임즈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 - 농민신문

 

다시 한 번, 24절기와 황도좌표계 등에 대한 설명, 그리고 24개의 절기들에 대한 목차는 아래 글을 참고하시라.

 

24절기를 이해하다

24절기 24절기(절기, 이십사절기, 二十四節氣)란 한중일 등의 동아시아 지역에서 계절과 기후의 표준점으로 사용하고 있는 24개의 날들로, 1년(태양년)을 태양의 황경(黃經)에 따라 24 등분해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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