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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와 레시피/리뷰

적외선 온도계 알고 사용하기

by star dust 2021. 1. 12.

편리한 적외선 온도계

 

비접촉 적외선 온도계는 정말 편리하다. 요즘 접촉식 온도계는 알람 기능이 있는 경우가 있어 요긴하긴 하지만, 음식 등에 쇠침 꽂자니 뭔가 꺼림칙하기도 하고, 뜨거운데 바싹 다가가 온도 재기가 겁날 때도 있다. 또한 보통 접촉식 온도계는 상대적으로 긴 측정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반해 적외선 온도계는 멀찌감치서 레이저 쏘듯 스위치만 당기면 바로 표면 온도를 알 수 있으니 아주 편리하다.

그리들 달걀 프라이 온도 재기

 

한데 마술처럼 닿지도 않은 채 어떻게 온도를 재는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정확할지, 예를 들어 거리나 재질에 따라 온도가 막 변하는 건 아닐지, 레이저가 위험하지는 않을지 등등, 이런저런 것들이 궁금할 수도 있겠다. 해서 비접촉 적외선 온도계의 원리, 사용방법 등을 조사해 정리하고, 이왕 하는 김에 정확도 실험도 진행해봤다. 설명은 적외선 온도계 중 하나인 아쿠바 CS-301을 예로 들어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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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준비

 

아쿠바 CS-301을 처음 받으면 온도계 본체와 설명서가 함께 포장되어 있다.

아쿠바 CS-301 포장

 

플라스틱 겉포장의 옆을 잘 벌리면 깨끗하게 열린다.

아쿠바 온도계 포장 열기

 

온도계 본체 손잡이의 방아쇠 쪽 부분을 살짝 힘줘서 당기면,

건전지함 개봉 1

 

이렇게 건전지 함 덮개가 열리고, 그 안에는 새 9V 건전지가 들어있다.

건전지함 개봉 2

 

건전지는 비닐로 방전 방지 포장이 된 상태로 들어있다. 이 포장을 칼이나 가위 등으로 벗겨낸다. 그리고 건전지의 양극과 음극을 온도계 본체 내에서 나온 결합부에 서로 반대 모양으로 맞춰 끼운다.

건전지 전극 맞추기

 

9V 건전지와 전선 등을 건전지 함으로 정리해 넣어주고, 건전지 함 덮개를 다시 끼워준다.

건전지 끼워 넣기

 

간단하게, 사용할 준비가 끝났다. 자신의 적외선 온도계가 건전지를 사용하지 않는 충천식이라면, 설명서를 참고해 충전해주면 된다.

 

 

적외선 온도계 측정 원리

 

닿지도 않은 표면의 온도를 어떻게 측정할까? 비법은 적외선 방출에 있다. 학교에서 배웠던 절대 0(-273)를 기억하는가? 이론적으로 물질이 도달할 수 있는 최저 한계 온도다. 모든 물질은 절대 0도보다 높은 상태에 있고, 현재 온도에 비례해 물체가 가진 열을 적외선의 형태로 방출한다. 적외선 온도계는 물체가 방출하는 적외선을 측정해 온도로 환산해 준다.

레이저와 온도감지 분리

 

보통 비접촉 적외선 온도계에서는 빨간 레이저가 나와 목표 지점을 가리킨다. 해서 그 레이저가 물체에 맞고 돌아오면, 그걸로 온도를 재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니다. 레이저는 그저 어디의 온도를 재고 있는지 표시해 주는 역할을 할뿐, 온도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기본 사용법

 

작동 방법은 아주 쉽다. 그냥 레이저 총처럼 조준해 방아쇠만 당기면 된다. 그러면 화면에 온도가 표시되는 방식이다. 온도계 방아쇠를 계속 잡고 있으면, 온도를 연속해서 측정해 수치가 계속 변한다. 방아쇠를 놔주면 측정을 멈추고 마지막 측정 온도가 화면에 표시된다. 아쿠바 CS-301의 경우는 화면에 ‘HOLD’가 표시되는데. HOLD방아쇠를 잡고 있다가 아니라 측정을 멈췄다라는 뜻이다. 한 번 온도 측정 시간은 0.5초로, 거의 순식간에 측정된다.

CS-301 HOLD 표시

 

보통 적외선 온도계의 스위치를 누르면, 조준된 지점에 빨간 레이저 포인터가 나타난다. 이게 은근히 재밌기도 하고 폼도 난다. 한데, 여기서 흔한 오해가 하나 더 있다. 온도 측정은 저 빨간 점을 중심점으로 주변 원의 온도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빨간 점을 접점으로 한 그 아래 원 안의 온도를 측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레이저 포인터는 온도를 측정하려는 지역의 가장 꼭대기를 겨냥해야 한다.

 

또한, 측정 범위는 적외선 온도계와 목표 지점의 거리에 따라 넓어진다. CS-301의 경우 30cm 떨어지면 2.5cm 지름의 원을, 60cm에는 5cm, 그리고 1.2m 거리에선 지름 10cm 원 안의 온도를 측정한다. 정확한 지점의 온도를 측정하려면 그에 맞춰 적외선 온도계를 가깝게 대고 측정해야 한다.

측정 반경 상세

 

혹시 레이저 포인터가 안 나오면 포인터 활성화 기능을 켜주면 된다. CS-301의 경우는 아래 가운데 세모 안에 뭔가 들어있는 모양의 단추를 눌러주면 된다.

CS-301 레이저 포인터 켜기

 

온도는 섭씨()와 화씨() 단위로 바꿔 측정할 수 있다. CS-301의 경우는 /단추를 눌러 바꿔줄 수 있다.

CS-301 섭씨 화씨 변경

 

어두운 환경에 대비해 백라이트 기능이 있는 경우가 많다. CS-301 적외선 온도계의 경우는 전구 모양의 단추를 눌러주면 푸른색 백라이트가 켜진다.

CS-301 백라이트 기능

 

정확도 실험

 

물 온도

 

뵈지도 않는데 적외선을 잡아 온도를 알려준다니, 아무래도 결과의 정확성이 의심스러울 수 있다, 또한 적외선이라 하니, 재질과 색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세 가지 재질과 색의 냄비에 실제로 물을 끓여가며, 적외선 온도계와 일반 알코올 온도계로 비교 실험을 해봤다. 세 가지 냄비는 1. 투명한 유리 냄비, 2.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냄비, 그리고 3. 까만색 코팅 냄비다.

실험 냄비와 온도계

 

온도 측정은 상온(25도 근처)에서 한 번, 50도 근처에서 한 번, 70도 넘어서 또 한 번, 마지막으로 끓을 때(대략 100), 네 번 측정해 비교했다.

 

먼저 유리 냄비 실험 결과다. 네 번의 측정 모두 적외선 온도계와 알코올 온도계 측정 결과는 비슷했다. 50도 정도에서 4도 차이가 가장 큰 차이였다.

유리 냄비 물 끓이며 온도계 비교 실험 1
유리 냄비 물 끓이며 온도계 비교 실험 2
유리 냄비 물 끓이며 온도계 비교 실험 3
유리 냄비 물 끓이며 온도계 비교 실험 4

 

다음으로 스테인리스 냄비를 이용한 실험 결과다. 이 경우는 끓을 때 차이가 2도로 가장 컸고, 전반적으로 유리의 경우보다 차이가 더 적게 나왔다.

스테인리스 냄비 물 끓이며 온도계 비교 실험 1
스테인리스 냄비 물 끓이며 온도계 비교 실험 2
스테인리스 냄비 물 끓이며 온도계 비교 실험 3
스테인리스 냄비 물 끓이며 온도계 비교 실험 4

 

마지막 검은색 코팅 냄비 실험 결과다. 이 경우 정확도는 유리보다는 낫고 스테인리스 냄비보다는 못했다. 상온, 50, 70도 근방 측정은 거의 비슷했고, 끓을 때 차이가 약 5도로 가장 컸다.

검은색 코팅 냄비 물 끓이며 온도계 비교 실험 1
검은색 코팅 냄비 물 끓이며 온도계 비교 실험 2
검은색 코팅 냄비 물 끓이며 온도계 비교 실험 3
검은색 코팅 냄비 물 끓이며 온도계 비교 실험 4

 

발연점

 

이번에는 더 높은 온도로, 발연점을 측정해봤다. 물은 끓는점에서 끓지만, 기름은 끓는점 대신 발연점이라는 것이 있다. 기름이 발연점에 도달하면 끓는 것이 아니라 연기가 나면서 탄다. 기름의 발연점을 알고 있고, 적외선 온도계가 정확하다면, 발연점을 넘지 않도록 불을 조절하며 팬 요리를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험에 사용한 조리 도구는 올쿡 그리들 아이언 M과 코베아 캠프 원 캠핑 버너를 이용했다.

 

캠핑 그리들 추천 - 올쿡 아이언

올쿡 그리들 아이언 캠핑 초보에게 있어 캠핑 음식이란 역시나 삼겹살 직화구이일 것이다. 이글거리는 불꽃 사이로 지글지글 구워지는 삼겹살, 직화구이 바비큐란 그만큼 매력적인 음식임에는

ecomap.tistory.com

 

기름은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콩기름으로, 발연점은 230도다. 다른 기름의 발연점을 알고 싶다면, 간단하게 발연점으로 검색해 보시라.

그리들 콩기름 발연점 측정 도구

 

그리들에 넉넉히 기름을 두르고 버너를 켜고 연속해서 온도를 재봤다. 160~180도에서 물결무늬가 잘 나타나기 시작했다. 계속 온도가 오르며 별 변화가 없다 싶었다. 한데, 발연점인 230도를 넘으니 바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촬영 기술의 한계로 연기 장면이 잘 잡히진 않았지만 말이다. 이후 240도에 정도에서는 꽤나 연기가 났다.

콩기름 발연점 측정

 

결과 정리

 

정리하자면, 적외선 온도계는 물 온도와 기름 발연점 실험 모두에서 비교적 정확하게 온도를 측정해냈다. 물 끓이기 실험에서는 비교적 약한 불로 가열하며 측정했지만, 혼자서 두 온도계를 번갈아 확인하다 보니, 그 잠깐의 시간 차이에 따른 다소간의 오차는 있을 수 있었다또한 뒤에서 다시 얘기하겠지만, 약간의 오차 관련해서는 방사율 보정이라는 문제도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 때, 적외선 온도계의 측정 결과는 충분히 정확했다고 생각된다. 비접촉 방식으로 순간적으로 온도를 알 수 있다는 편리함에 비해서 말이다.

 

그 외 이야기들

 

사례로 들은 아쿠바 CS-301은 산업용 또는 조리용 온도계로 분류되며, 적정 온도 측정 범위는 50~ 550이다.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모든 물질은 적외선을 방출하므로, 너무 뜨거운 곳, 손대기 어려운 곳, 건드리지 않고 온도를 재야 하는 곳 등, 그 활용 범위는 아주 넓다. 측정 범위 내에만 있다면 말이다.

비접촉 적외선 온도계 활용 분야

 

하지만 CS-301은 체온계는 아니다. 적외선 체온계는 0200같은 온도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사람의 체온인 36.5근방의 온도를 미세하게 측정하도록 조정된 것이다. 이에 비해 산업용 또는 조리용 온도계는 온도 측정 범위가 훨씬 넓은 대신 체온계에 비해서는 편차가 클 수밖에 없다.

 

멀리 떨어지면 온도를 재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론적으로는 온도를 재는데 거리는 아무 상관이 없다. 측정 대상에서 방출된 적외선이 도달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측정 대상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지면 측정 범위가 넓어진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1.2m 거리에 측정 범위가 10cm 크기가 되므로, 대략 10m 이상 떨어지면 1m 보다 큰 면적의 평균 온도를 측정하게 된다. 거리가 멀어지면 레이저 포인터가 동전만 해지고 엄청 떨리게 된다는 것도 문제다.

레이저 포인터와 동전

 

비슷한 이유로, 온도를 잴 때는 가급적 수직으로 측정하는 것이 좋다. 너무 기울이면 측정 원이 기울어져, 측정 면적이 커진다. 이러면 원하지 않는 곳의 온도가 섞여 평균값이 될 수 있다. 표면에 광택이 있으면 정확도는 더 떨어진다. 주변 복사열이 섞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급적 45도보다 세워서 측정하는 것이 좋다.

적외선 온도계 사용 각도

 

적외선 온도계로는 잴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반짝이는 금속은 측정하기 어렵다. 이 경우에는 반짝이지 않는 테이프, 물감 등으로 표면의 반짝임을 없애고 측정해야 한다. 그 외에도 유리창 너머 물체의 온도는 잴 수 없다. 수증기나 먼지 등이 심한 곳에서는 측정 결과가 매우 부정확할 수 있다.

적외선 온도계 측정 불가 경우들

 

물질의 특성에 따라 적외선의 방사율이 달라질 수 있다. 똑같은 온도인데도, 방출되는 적외선의 세기가 물질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해서 고급형 온도계들은 방사율 차이를 보정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예를 든 아쿠바 CS-301의 경우는 방사율 보정값이 0.95로 고정되어 있다.

설명서 방사율 표

 

하지만 이 정도면 일반적인 경우 등 조리용 온도계로써 별문제는 없다. 사실 일상적인 물질들 상당수가 이 값으로 어느 정도 측정이 가능하다. 그 외에 기기 오차(±2도 또는 ±2%)라는 것도 있어, 일상사용에서 방사율 보정값은 크게 문제가 되질 않는다. 물질에 따른 방사율 차이는 검색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측정 지점을 표시해주는 레이저의 유해성 문제인데,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적외선 온도계에 사용되는 레이저는 클래스 2’, 2급 레이저 광이란다. 이 등급은 피부나 물체에 손상을 주지 않는, 단지 포인터 용도일 뿐이다. 하지만, 온도계 모양이 총처럼 생겨서인지, 아니면 영화에서 빨간 레이저에 겨눠진 뒤의 참사를 많이 봐서인지, 아무튼 몸에 맞으면 은근히 기분 나빠질 수 있다. 다른 사람한테, 특히나 사이 안 좋은 사람의 눈에는 절대 쏘지 말 것. 크게 쌈 나는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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